뜻밖의 두 남녀 만남 이뤄진 까닭, 놀랍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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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로 주목받은 이수연 작가가 선보이는 ‘지배종’은 2025년을 배경으로 새로운 인공 배양육의 시대를 연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한효주)와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퇴역 장교 출신의 경호원 우채운(주지훈)의 이야기다. 이들은 의문의 죽음과 사건에 휘말리며 배후의 실체를 쫓는다.

‘비밀의 숲’ 작가는 왜 ‘인공 배양육’ 이야기를 꺼냈을까

가축을 도살하는 시대는 막을 내릴 수 있을까.

인공 배양육이라는 낯설면서도 의미심장한 소재를 꺼내든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아왔다. 주지훈과 한효주가 주연을 맡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지배종'(연출 박철환)이 4월10일 베일을 벗었다. 더 이상 피 흘리는 고기를 거부한다는 선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인류의 진화와 함께 해온 육식을 다른 방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혁명과도 같은 사건을 그린다.

‘지배종’이 주목받은 데는 극본을 쓴 이수연 작가를 향한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검사들이 구축한 비밀스럽고도 견고한 세상을 고발한 드라마 ‘비밀이 숲’ 시리즈로 단숨에 스타 작가로 떠오른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승우가 주연한 ‘비밀의 숲’ 시리즈를 통해 검찰이 주도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집요하게 파고든 완성도 높은 극본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수연 작가는 2022년 선보인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드’ 이후 2년 만에 신작 ‘지배종’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그 존재와 이름이 낯선, 인공 배양육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0일 전체 10부작 가운데 2회 분량을 공개한 ‘지배종’은 시종일관 미스터리한 인물들과 상황을 내세워 시청자를 혼란에 빠트렸다. 작품이 숨긴 거대한 사건의 비밀을 향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수연 작가의 전매특허, 마치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이야기 전개로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 “동물 안 잡아먹어도 되는 시대가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배종’의 배경은 2025년 말이다.

가축에서 축출한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인공 고기를 만들어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의 대표 윤자유(한효주)는 인류의 식단을 바꾼 혁명적인 개발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지녔다. 하지만 도축업자들은 물론 권력을 쥔 의문의 세력으로부터 목숨이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에게 퇴역 장교 출신인 우채운(주지훈)이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곧 경호원이 된다. 의심과 믿음의 사이를 오가는 두 사람은 잇따르는 주변의 죽음을 둘러싼 배후를 쫓는다.

다만 음모를 파헤치는 주인공들의 사투를 다룬 설정은 그리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지배종’이 극 초반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는데는 인공 배양육이라는 낯선 소재가 몰고올 파국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인공 배양육 소재가 지닌 리얼리티도 한 몫을 한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이제 막 새로운 산업으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인공 배양육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는 상황. 현실의 이슈를 발빠르게 드라마로 옮긴 시도에 새로움을 원하는 시청자들을 관심을 쏟고 있다.

이수연 작가는 왜 하필 인공 배양육을 소재로 택했을까. 이에 대해 작가는 “개인적인 바람”에서 출발했다고 털어놨다.

이수연 작가는 디즈니+를 통해 드라마 기획 과정을 밝히면서 “동물 안 잡아먹어도 되고 식량 생산을 위해 숲을 밀어버리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배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시대가 온다면 “수많은 농축산업 종사자 분들, 도살장부터 사료업체까지 미칠 영향이 매우 크겠구나 싶다”면서도 “그렇지만 피할 수 없는 매우 근미래의 일인 만큼 어떻게 될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검찰의 검은 카르텔을 고발한 ‘비밀의 숲’, 의료계 시스템을 파헤친 ‘라이프’를 통해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던 이수연 작가가 이번에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택한 점도 눈에 띈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근 미래를 택해, 드라마가 다루는 이야기가 ‘먼 미래’의 상황이 아닌 곧 닥칠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수연 작가가 그리는 리얼리티의 또 다른 방식이다.

실제로 이수연 작가는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지배종’ 극본 집필에 집중했다. 당시 극본을 쓰면서 “환경적으로 이상향 하나가 실현된 이후의 세계”를 목표로 삼아 2025년으로 배경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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