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안전핀만 던진 훈련병도 있었다”…아찔했던 순간 경험한 ‘수류탄 교관’들의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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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투척 훈련 중인 한미 장병들 / 미8군

수류탄 폭발 사고와 관련해 조교 출신들의 글이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수류탄 사건의 32사단 조교 출신의 댓글’이란 제목으로 유튜브 댓글 일부가 캡처된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에서 자신을 32사단 조교 출신이라고 밝힌 A씨는 “제가 있던 부대에서 사고가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복무할 때는 연습용 수류탄으로 교육을 진행했었는데, 가까이서 터져도 안전한 연습용 수류탄이었음에도 긴장하여 뒤로 던지는 훈련병, 안전핀만을 던지는 훈련병, 손에서 터지는 훈련병 등이 있었다”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세열 수류탄이었다면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연습용 수류탄에도 그렇게 긴장이 되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는데 세열수류탄은 오죽할까요. 참 안타깝습니다”라며 “부사관님이 무사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훈련소 수류탄 교관 출신이라고 밝힌 B씨는 “뉴스를 접하면서 아찔한 기억들이 떠오른다”며 과거 경험을 설명했다. 

그는 “안전핀을 제거하고 가만히 서 있는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향후 안전을 위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는데 기억나는 점이 2가지 있다”고 했다. 

2015년 훈련병이 수류탄을 놓친 사고를 재현한 장면 / 뉴스1

첫 번째는 수류탄 훈련에 임하는 훈련병들이 수류탄을 인계받고 던지기 전까지 투척 위치를 보면 순간 멍해진다고 말했던 점이다. 

연습용 수류탄을 던질 때는 흙바닥에 던졌지만, 실제 수류탄을 던질 때는 물이 있는 호수에 던진다. 이때 호수에 던지는 건지, 호수를 넘겨서 던지는 건지 순간 헷갈리는 훈련생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잘못 던지면 어쩌지?’라는 긴장 때문에 몸이 경직되는 훈련병들이 있다고 한다. 수류탄을 떨어뜨리거나 잘못된 곳에 던질까 봐 두려움을 느끼고 긴장해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경우였다. 

B씨는 자신도 아찔한 경험이 있다며 “통제 간부가 ‘안전핀 제거 후 투척’이라고 외쳤는데도 손을 들고 멍때리는 상황에서 해당 통제 간부가 ‘엎드려!’ 소리를 지르고 수류탄을 힘껏 쳐내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모의 수류탄 투척 훈련 / 과학화전투훈련단

이후 해당 간부는 “안전 손잡이를 느슨하게 잡았는지 ‘틱’ 소리가 들렸고, 직감적으로 뇌간이 작동했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확실히 군 경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판단력이었다”고 했다. 

실제 수류탄은 사격 훈련보다 위험한 훈련으로 평가받는다. 

세열 수류탄의 유효 살상 범위가 10~15m이기 때문에 기폭하게 될 경우 다량의 사상자가 생길 수 있고, 사망 또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보통 실제로 투척하기 전에 1주일 정도는 수류탄 파지법부터 모의 투척까지 사전 훈련을 여러 번 반복해 몸에 밸 정도로 연습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1일 오전 9시 50분께 세종시에 있는 육군 32사단에서 진행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훈련을 받던 훈련병이 심정지 상태로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훈련에 참가했던 소대장은 손과 팔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훈련병을 비롯해 사고를 목격한 훈련병들은 다음 주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이 예정돼 있었다.

육군본부는 사고 발생 직후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도록 전군에 지시했다. 또 유족지원팀을 파견해 필요한 제반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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