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잇는다…’첫사랑 아이콘’ 넘보는 다현 VS 김민주의 성장

291
화려한 무대를 넘어 스크린으로 향하는 다현(왼쪽)과 김민주.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영화사테이크

아이돌로 출발해 이젠 첫사랑의 주인공이 됐다. 그룹 트와이스의 다현과 아이즈원으로 데뷔한 김민주가 나란히 첫사랑 로맨스 영화의 주연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화려한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은 잠시 잊어야 할 변신이다.

다현과 김민주는 국내서도 뜨겁게 사랑받은 대만의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을 나란히 택했다. 다현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타이틀롤로 나서고, 김민주는 ‘청설’에서 애틋한 사랑에 어우러지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의 주연은 처음인 이들은 지난 2일 개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먼저 공개했다. 연기 도전과 색다른 모습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드레스를 입고 개막식 레드카펫도 밟아 새로운 매력까지 과시했다. 

첫사랑 영화의 주연인 만큼 ‘첫사랑 아이콘’의 자리도 넘본다. 그동안 로맨스, 멜로 영화를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차지한 배우들은 시기를 달리하면서 꾸준히 탄생했다. 그 흐름에서 다현과 김민주처럼 아이돌로 먼저 데뷔해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첫사랑의 아이콘이 된 주인공은 수지다. 2012년 영화 데뷔작 ‘건축학개론’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한동안 그 명성을 이어갔다. 이제 다현과 김민주로 세대교체를 이룰 시점이다. 

다현과 진영(왼쪽)이 주연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한 장면. 사진제공=영화사테이크 

● 다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트와이스의 멤버로 최근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끈 다현은 정상의 K팝 스타를 넘어 스크린으로도 활동의 무대를 넓힌다. 

다현의 연기 데뷔작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제작 영화사테이크)는 18살에 만난 두 주인공 선아와 진우의 빛나는 첫사랑을 그리고 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시원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보낸 시간은 물론 15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까지 아우른다. 다현은 진우의 마음을 빼앗은 선아로, 배우 진영은 선아에게 전부를 건 진우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풋풋한 10대 시절을 추억하는 영화의 배경은 2000년대 중반으로 설정돼 추억의 향수도 자극한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분에 초청돼 먼저 베일을 벗었다. 아이돌 스타 다현과 진영의 첫사랑 로맨스를 향한 기대감에 힙입어 영화제 상영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고무적인 반응에 힘입어 곧 개봉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뜨거운 영화제의 현장에 다현도 함께 했다. 데뷔하고 처음 주연한 작품으로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다현은 “연기를 시작한 작품이다 보니 촬영장에서 많이 긴장하고 걱정했다”고 돌이켰다. 다행히 상대역인 진영은 영화와 드라마 경험이 풍부해 여러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모든 촬영을 마치고 ‘연기 욕심’이 시작됐다는 다현은 “촬영할 때는 선아가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서 힘들었지만 마치고 나니 연기가 정말 재밌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수능을 마치고 교복을 입고 놀이동산에서 노는 장면을 첫 손에 꼽으면서 “정말 그 시절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이 장면을 촬영하고 다현은 조영명 감독의 곁으로 다가와 “정말 좋았다”면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했다.

영화는 지난 2012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영화가 원작이다. 대만 로맨스 특유의 찬란하고 섬세한 감성을 녹인 원작은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다현과 진영이 이루는 첫사랑은 원작 특유의 감성을 지키면서 새로운 설정과 분위기로 완성했다.  

11월6일 개봉하는 ‘청설’에서 김민주는 청각 장애를 지닌 수영선수를 연기한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김민주… ‘청설’ 연기자로 자리매김 

김민주는 그동안 다양한 드라마에 참여하면서 연기 경험을 쌓았다. 다현이 오직 그룹 활동에 집중하다가 영화의 주연으로 연기를 시작한 상황과 달리 김민주는 좀 더 오랜 시간 여러 작품에 집중했다. 소속된 아이즈원이 더는 그룹 활동을 하지 않아 연기에 더욱 집중하는 여유와 기회도 가졌다. 

11월6일 개봉하는 ‘청설'(감독 조선호·제작 무비락)은 스크린에서 김민주의 이름을 새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각장애를 지닌 수영선수 가을 역의 김민주는 자신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언니 여름(노윤서), 이들 자매와 특별한 인연을 맺는 용준(홍경)과 극을 이끈다. 여름에게 첫눈에 반한 용준은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이들은 함께 가을의 도전을 응원하면서 청량한 로맨스를 완성한다.

김민주는 2019년 독립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로 연기를 시작해 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커넥션’ 등에서 실력을 쌓았다. 이번 ‘청설’은 배우로 성장하는 김민주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극 중 올림픽 금메달을 꿈꿀 만큼 뛰어난 실력을 지닌 청각장애 수영선수라는 역할은 김민주의 도전 욕구도 자극했다. “촬영 전에 수영과 수어 수업을 반복했다”며 “쉽지 않은 훈련의 과정이었지만 영화를 본 관객이 가을이를 응원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청설’도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서 작품을 공개한 직후 오픈토크에 나선 김민주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따뜻함을 느꼈다”며 “느리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원작 영화도 좋아해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한 홍경과 노윤서가 촬영에 임하는 모습을 가깝게 지켜보면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고도 했다.

다현과 김민주는 첫사랑의 영화로 새로운 출발에 섰다.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쌓은 폭넓은 팬덤, 1020세대의 높은 선호도를 경쟁력으로 갖춘 이들이 관객의 마음까지 무장해제시킬 수 있을까. ‘첫사랑 아이콘’의 자리가 다현과 김민주 앞에 놓였다. 

지난 2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오른 다현(왼쪽)과 김민주가 청순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으로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1
1
+1
0
+1
2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