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편의점에서 일하던 사람이 오타니를 잡았다고?” 두 번 막아낸 레이 커, 다저스는 홈런 치고도 졌습니다

올빼미기자 조회수  

다저스가 내세운 선발은 블레이크 스넬이었습니다.

애틀랜타는 에이스 크리스 세일에게 휴식을 줬고요.

대신 경기의 첫 공을 맡긴 투수는 레이 커였습니다.

한때 편의점과 영화관에서 일하며 선수 생활을 다시 이어갈 기회를 찾았던 투수예요.

그런데 이 선수가 오타니를 두 번 잡았습니다.

첫 타석은 헛스윙 삼진.

두 번째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유격수 뜬공이었습니다.

커가 내려간 뒤에도 애틀랜타는 버텼습니다.

마지막에는 다저스가 홈런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왔지만, 승리는 끝내 넘어가지 않았어요.

5일 한국시간 열린 디비전시리즈 2차전,

애틀랜타의 3-2 승리였습니다. 시리즈는 1승 1패가 됐습니다.

편의점 이야기가 별명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일했던 곳이었습니다.

커는 야구만 하며 곧장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선수가 아닙니다.

대학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고향으로 돌아왔고,

편의점에서는 진열대를 채우는 일을 했습니다. 영화관에서도 일했어요.

그러면서 다시 야구할 길을 찾았습니다.

새로운 학교와 여름리그를 거쳐 2017년 시애틀과 계약했고, 2022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오래 돌아서 꿈을 이룬 선수’의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 도착했다고 고생이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가을이 특별해진 이유는 그다음에 있습니다.

빅리그에 왔는데 팔꿈치가 무너졌습니다.

커는 2024년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았습니다.

2025년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올해 다시 복귀하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8월에야 애틀랜타의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어요.

처음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까지 오래 걸렸는데, 어렵게 도착한 뒤에는 다시 재활을 해야 했던 겁니다.

그래서 이번 등판을 단순히 ‘무명 투수의 깜짝 활약’이라고만 부르기에는 빠지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갑자기 나타나서 한 경기 잘 던진 사람이 아니에요.

여러 번 멈췄다가 돌아온 선수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자신의 자리를 찾은 겁니다.

사실 사흘 전에도, 지면 끝나는 경기를 맡았습니다.

커는 지난 2일 필라델피아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나섰습니다.

승리하면 다음 시리즈로 가고, 패하면 시즌이 끝나는 경기였어요.

그 무대에서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안타는 하나, 볼넷도 하나만 내줬고 삼진 두 개를 잡았습니다.

내려갈 때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어요.

그 경기에서 보여준 것이 다음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상대가 필라델피아에서 다저스로 바뀌었고, 이제는 오타니와 프리먼이 있는 타선을 만났습니다.

애틀랜타는 다시 커에게 시작을 맡겼어요.

중요한 경기 한 번을 잘 치른 뒤, 더 큰 상대 앞에서도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는 시험이었습니다.

세일 대신 커…애틀랜타도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었습니다.

애틀랜타는 이미 1차전을 내준 상태였습니다.

2차전까지 지면 0승 2패로 홈에 돌아가야 합니다.

5전 3승제에서 더는 한 경기도 내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런데 에이스 세일을 바로 쓰지 않았습니다.

추가 휴식을 주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했어요.

이 선택이 성공하려면 조건이 있었습니다.

커가 초반을 막아야 하고, 뒤에 나오는 투수들도 계속 리드를 지켜야 했습니다.

선발 한 명에게 길게 맡길 수 없는 만큼 여러 명의 투구가 맞아떨어져야 했어요.

다저스의 이름값만 보면 쉽지 않은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날 애틀랜타는 그 계획을 실제 승리로 바꿨습니다.

오타니에게 삼진을 잡고, 주자가 쌓여도 다시 잡았습니다.

커는 첫 맞대결에서 오타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더 중요한 시험은 3회에 왔어요.

다저스의 선두타자 로하스가 2루타를 쳤습니다.

무사 2루였습니다. 이어 에드먼이 번트를 댔는데, 공이 뜨면서 3루수에게 잡혔습니다.

주자는 그대로였습니다.

베츠가 볼넷으로 나간 뒤 오타니가 타석에 섰습니다.

1사 1·2루. 타구 하나에 따라 동점이나 역전까지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오타니의 타구는 유격수 뜬공이 됐습니다.

커가 대단했던 부분은 여기입니다.

주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아서 편하게 던진 경기가 아니었어요.

장타와 볼넷으로 위기가 생겼는데도, 가장 위험한 타자에게 필요한 아웃카운트를 얻었습니다.

커는 2⅔이닝 무실점으로 내려갔습니다.

뒤에 나온 홈즈도 남은 주자를 불러들이지 않으며 이닝을 끝냈습니다.

다저스 선발은 한 점만 줬는데도, 4회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스넬의 기록을 보면 실점은 한 점입니다.

그런데 3⅔이닝 동안 90개를 던졌어요. 볼넷이 다섯 개였습니다.

안타 세 개를 허용했고, 삼진도 다섯 개를 잡았지만 이닝을 길게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점수를 많이 내준 경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부담이 쌓인 겁니다.

타자를 계속 내보내니 투구 수가 늘고, 선발이 일찍 내려가니 나머지 이닝을 불펜이 책임져야 했습니다.

애틀랜타는 처음부터 여러 투수를 쓰기로 준비한 팀이었습니다.

다저스는 선발에게 기대했던 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 일찍 다음 투수를 올려야 했고요.

이 차이가 곧바로 승패를 결정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양 팀이 경기를 운영하는 조건은 분명 달라졌습니다.

오타니가 안타를 쳤는데도, 무사 1·2루에서 점수가 안 나왔습니다.

다저스는 4회 프리먼의 솔로홈런으로 1-1을 만들었습니다.

애틀랜타가 5회 다시 앞서갔지만 곧바로 따라잡을 기회가 있었어요.

5회말 베츠가 볼넷으로 나갔고, 오타니가 좌전안타를 쳤습니다.

무사 1·2루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다저스는 점수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타니를 ‘완전히 침묵했다’고 쓰면 경기의 중요한 부분을 놓칩니다.

이날 오타니는 4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커와의 두 번의 승부에서는 막혔지만, 다른 투수를 상대로는 안타를 쳐서 기회를 만들었어요.

안타가 없었던 선수와, 안타로 만든 기회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선수는 다릅니다.

이날 다저스의 더 큰 문제는 후자였습니다. 득점권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습니다.

애틀랜타는 2아웃 뒤에도 점수를 만들었습니다.

해리스의 타격이 여기서 빛났습니다.

5회초 2사 뒤에 3루타를 쳤고, 폭투가 나오자 홈으로 들어왔습니다.

1-1이 2-1로 바뀌었어요.

7회에도 2사 뒤에 해결했습니다.

1루에 있던 올슨을 적시 2루타로 불러들였습니다.

점수는 3-1이 됐습니다.

다저스는 무사에 주자를 모아놓고도 점수를 내지 못했습니다.

애틀랜타는 아웃카운트 두 개가 올라간 뒤에도 장타를 쳤습니다.

이 차이가 경기의 방향을 갈랐어요.

주자가 나간 다음 공격이 이어졌느냐, 거기서 끊겼느냐의 차이였습니다.

해리스의 7회 타점은 마지막까지 중요했습니다.

9회 다저스가 홈런으로 따라왔을 때, 애틀랜타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한 점이었으니까요.

21세 푸엔테스, 다저스 타자 11명을 연속으로 돌려세웠습니다.

초반의 얼굴이 커였다면 후반은 푸엔테스였습니다.

6회부터 등판한 21세 투수가 첫 11타자를 연속으로 잡았습니다.

다저스가 한 번만 출루해도 중심 타선에 다시 기회가 돌아올 수 있었는데, 그 연결 자체를 계속 끊어버린 거예요.

커가 맡은 아웃카운트는 여덟 개였습니다. 푸엔테스는 후반에 열한 개를 책임졌습니다.

이런 경기에서 오프너가 잘 던졌다고 끝은 아닙니다.

뒤에 나온 투수가 버티지 못하면 초반 호투는 금방 지워집니다.

푸엔테스가 긴 구원 등판을 해줬기 때문에 애틀랜타는 마지막까지 마무리 투수를 아껴둘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아웃 하나 남았는데 홈런…그래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9회말 2사, 먼시가 솔로홈런을 쳤습니다.

3-1이 3-2가 됐어요.

이제는 한 명을 더 내보내면 동점 주자가 출루하는 상황입니다.

푸엔테스의 완벽한 흐름이 끊긴 뒤, 애틀랜타는 이글레시아스를 올렸습니다.

대타 데 파울라가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경기가 끝났습니다.

다저스는 프리먼과 먼시가 홈런을 쳤는데도 졌습니다.

둘 다 솔로홈런이었습니다.

반면 애틀랜타는 상대의 실수로 결승점을 만들고, 주자가 있을 때 장타로 추가점을 가져왔어요.

화려한 한 방이 나왔느냐보다, 그 한 방 앞에 무엇을 쌓아뒀느냐가 더 중요했던 경기였습니다.

커가 얻은 건 승리투수 기록보다 더 큰 다음 기회였습니다.

커가 이날 승리투수는 아닙니다. 승리는 딜런 리에게 기록됐습니다.

하지만 커의 역할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에요.

애틀랜타가 준비한 경기 운영을 시작부터 가능하게 만든 투수였습니다.

오타니를 두 번 잡고, 주자가 쌓인 3회에도 리드를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사흘 전에는 시즌이 끝날 수 있는 경기에서 초반을 막았습니다.

이번에는 다저스를 상대로 같은 역할을 해냈고요.

이제 애틀랜타는 1승 1패로 홈에 돌아갑니다.

세일에게 휴식을 준 선택이 패배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도 큽니다.

김하성과 김혜성은 이날 모두 결장했습니다.

기대했던 한국 선수 맞대결은 없었지만, 경기에는 다른 이름이 남았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던 시절이 관심을 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커가 다음에도 중요한 마운드를 맡게 된다면, 이유는 그 사연만이 아닐 겁니다.

필라델피아를 막았고, 이번에는 오타니를 두 번 잡았습니다.

애틀랜타가 다시 믿고 공을 맡길 수 있는 결과를 남긴 거예요.

그래서 레이 커의 이번 가을은 ‘인생 역전’이라는 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에서 잘 던졌고, 그 투구로 다시 다음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레이커 #오타니 #애틀랜타브레이브스 #MLB가을야구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