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봉사, 아들은 후원… 40년 노숙자 무료 진료 공로로 국민훈장 받은 톱가수의 아버지
40년 가까이 노숙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진료를 이어온 치과의사가 국민훈장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국내 대표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의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아버지가 평생 의료봉사에 헌신하는 동안 아들 역시 20년 넘게 거액을 후원하며 조용히 나눔을 실천해 온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안기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38년간 무료 치과 진료를 이어온 김정식 원장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4월 오랜 의료봉사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을 받은 인물로, 가수 김동률의 아버지다.
요셉의원 김정식 원장 (사진: 가톨릭평화신문)
김 원장이 봉사해 온 요셉의원은 노숙인과 행려자, 저소득층,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무료로 진료하는 자선의원이다. 1987년 고(故) 선우경식 원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설립했으며, 1997년 영등포역 인근으로 이전해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 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매주 한 차례씩 요셉의원을 찾아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치아를 치료했다. 치아가 없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틀니를 만들어 주고, 오랜 기간 방치된 충치와 치주질환을 치료하는 등 수많은 이들의 건강을 돌봤다.
요셉의원 (사진: 가톨릭평화신문)
그는 과거 가톨릭평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는 생각조차 안 해봤어요”라며 “전혀 씹지 못하던 환자가 틀니 맞춰서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는 거 보는 게 저의 기쁨이지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을 때도 봉사에 대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편도암 투병을 겪으면서도 진료 현장을 지켜온 그는 “요셉의원을 떠나면 내 삶은 의미가 없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환자들을 돌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버지의 이러한 신념을 묵묵히 뒷받침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들 김동률이었다.
김동률 (사진: 뮤직팜엔터테인먼트)
김동률은 약 20년 동안 해마다 2000만 원씩 요셉의원에 후원금을 전달했으며, 7년 전부터는 매달 100만 원씩 정기 후원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셉의원이 영등포역 인근으로 이전할 당시에는 필요한 치과 진료 장비와 도구를 직접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 같은 후원에는 특별한 인연도 있었다. 김 원장에 따르면 김동률이 그룹 전람회로 활동하던 시절 요셉의원 설립자인 선우경식 원장에게 음반 작업과 관련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김동률은 이에 대한 감사와 아버지의 봉사활동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후원을 이어왔다고 한다.
특히 김동률은 자신의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셉의원 측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후원자 행사에 여러 차례 초청했지만 한사코 참석을 사양했다는 것이다.
김동률 (사진: 뮤직팜엔터테인먼트)
한편 김 원장은 아들이 가수의 길을 선택했을 때도 자신의 뜻을 강요하기보다 음악에 대한 꿈을 존중하고 응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동률은 전람회 활동을 거쳐 솔로 가수로 자리매김했고,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에서 공부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웠다.
김 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아들의 노래는 ‘동반자’다. 과거 인터뷰에서 그는 이 노래를 직접 부를 줄도 안 된다며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버지는 38년간 무료 진료로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보듬었고, 아들은 오랜 후원으로 아버지의 신념을 지켜왔다. 화려한 무대 위의 가수와 묵묵히 환자를 돌보는 치과의사. 서로 다른 자리에서 이어온 김동률 부자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며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