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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비하인드] 김혜자의 ‘쉼표 하나’부터 지리산 노랫소리까지… 공들여 빚은 ‘여전히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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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전히 찬란하게’의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한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의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한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해발 1,200m에서 포착한 풍경부터 자료를 찾아 하나하나 구현한 세트, 깊은 지리산 산골에서 직접 담아낸 노랫소리와 대배우 김혜자의 열정까지.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감독 송일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장면 뒤에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세심한 노력이 숨어 있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한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김혜자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정임(차미경 분)과 재회한 순옥이 자신과 함께한 시간은 물론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가는 친구를 보며 과거의 기억을 꺼내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 해발 1,200m에서 담은 ‘찬란한 기억’

‘여전히 찬란하게’는 현재와 1942년을 오가며 순옥이 간직해 온 기억을 펼쳐낸다. 송일곤 감독은 과거의 기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이길 바랐고, 이를 위해 구례·순천·하동·남원 등 남도 곳곳을 찾아 촬영했다.

특히 영화의 문을 여는 장면은 해발 1,200m에 위치한 하동 활공장에서 완성됐다. 산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정임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순옥을 담아낸 장면이다. 과거의 따뜻하고 아련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빈티지 렌즈를 사용했고, 지리산의 가을 단풍과 해 질 무렵 자연광도 적극 활용했다. 정해진 시간에만 만날 수 있는 빛과 실제 자연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두 소녀의 찬란했던 한때를 구현했다.

◇ 처음부터 설계한 ‘화장막’

순옥과 정임이 몸을 숨기는 ‘화장막’ 역시 세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두 소녀가 위험을 피해 숨어드는 장소이자 우정과 사랑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삶과 죽음이 교차한다는 상징성까지 지닌 곳이다. 문제는 참고할 만한 국내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 미술팀은 일본의 화장막 자료와 여러 학술 논문을 찾아가며 당시 공간을 조사했고 이를 토대로 화장막을 처음부터 설계했다. 두 소녀가 몸을 숨기는 다락방과 소각로는 물론, 이후 펼쳐지는 판타지 뮤지컬 장면에서 배우들이 움직일 동선까지 고려해 세트를 완성했다.

한 장면도 허투루 하지 않은 김혜자(왼쪽)와 배우들, 제작진의 각별한 노력으로 완성된 ‘여전히 찬란하게’.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한 장면도 허투루 하지 않은 김혜자(왼쪽)와 배우들, 제작진의 각별한 노력으로 완성된 ‘여전히 찬란하게’.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박칼린과 완성한 뮤지컬, 지리산에서 직접 담은 노래

두 소녀의 꿈을 펼쳐 보이는 뮤지컬 시퀀스에도 특별한 손길이 더해졌다. 박칼린 뮤지컬 감독이 연출에 참여하고 뮤지컬 ‘시스터즈’로 대한민국뮤지컬어워즈 안무상을 받은 신선호 안무가가 힘을 보탰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면을 통해 힘겨운 순간에도 꿈을 놓지 않는 소녀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노래 역시 공을 들였다. 정임을 연기한 최주은은 시대의 정서에 어울리는 노래를 위해 연습을 거쳤고, 제작진은 가능한 한 현장에서 직접 부르는 목소리를 담으려 했다. 그중에서도 엔딩 크레디트로 이어지는 노래는 모두가 잠든 늦은 밤, 깊은 지리산 산골의 시냇가에서 촬영됐다. 당시 직접 채집한 최주은의 목소리가 실제 영화에도 사용됐다. 송일곤 감독은 시냇물과 바람 소리 사이로 한 소녀의 노래가 울려 퍼진 순간을 두고 “영화 같은, 매직 같은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 대사 하나, 쉼표 하나까지… 김혜자의 연습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혜자의 연기 뒤에도 치열한 준비가 있었다. 김혜자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순옥이라는 인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연습을 거듭했다. 송일곤 감독에 따르면 김혜자는 대사 하나는 물론 쉼표 하나, 시선 하나까지 무수히 반복하며 연습했다. 그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며 “‘저 대배우가 이 대사를 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연습한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긴 준비를 거친 김혜자는 촬영장에 들어섰을 때 이미 순옥 그 자체가 돼 있었다는 전언이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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