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강윤, 13년 만에 빛을 보다…“너무 절박했던 히로시”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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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3’를 통해 13년 만에 빛을 본 배우가 있다. 강윤 이야기다.

강윤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위키트리 사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강윤은 배우라는 직업을 꿈꾸게 된 계기부터 ‘범죄도시3’를 통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된 소감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털어놨다.

강윤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위키트리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하 강윤 본인 제공

“서울국악예고를 나왔는데, 그때 같이 다닌 친구들이 다 잘 됐어요. 강하늘, 신혜선, 김권 다 동기거든요. 3년 동안 다 같은 반이었는데, 하늘이가 10번이었고 제가 11번이었을 거예요. 둘이 정말 많이 떠들고 장난친 기억이 있어요.”

학창 시절 가수를 꿈꿨던 강윤은 본인 노래 실력을 일찍 깨닫고 포기했다고 한다. 우연히 본 연극을 통해 연기에 흥미를 느꼈고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연기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작품 오디션에 하나하나 참여했고, 2010년 연극 무대에 서게 됐다.


작은 무대를 통해 데뷔한 강윤은 그간 크고 작은 작품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지만,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운명의 작품 ‘범죄도시3’를 만났다.

“너무 절박했어요. 학생 작품, 단역, 조연 그런 건 상관없었어요. 연기 관련 사이트를 오전, 오후 1시간 단위로 보면서 오디션에 프로필을 보냈었죠. 그러다 ‘범죄도시3’ 공통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제가 되게 끌렸던 지정 대본이 있었는데, 그게 히로시 역할이었어요. 너무 절박해서 관계자분에게 이 캐릭터 혹시 정해졌냐고 하니까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다시 기회를 달라고 찾아가고 그렇게 4~5번의 오디션 끝에 히로시를 하게 됐어요.”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는 강윤은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맥주 한 캔을 따고 기쁨을 즐겼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히로시 캐릭터 구축을 위해 몇 개월을 쏟아부었다. 다이어트를 통해 15kg을 감량하고, 일본 야쿠자가 나오는 게임을 하면서 외형적인 느낌을 잡아갔다.

“체지방이 한 14%였는데 촬영할 땐 3% 정도였어요. 감독님이 히로시 캐릭터의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믿어주셔서 제가 준비했죠. 그래도 뭔가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지 못했는데 타투팀에서 그려준 타투와 헤어팀이 헝클어진 머리 스타일을 완성해 주셔서 ‘아, 이게 히로시다’ 판단이 섰어요. 지금의 좋은 반응들도 스태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범죄도시3’ 스틸 / 이하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실제로 ‘범죄도시3’가 개봉된 후 강윤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히로시를 연기한 배우가 누구냐’는 글이 쏟아졌고, 인스타그램에는 ‘범죄도시3’ 관람 인증샷에 강윤의 아이디를 태그하는 게 유행이 됐다. 강윤은 그런 팬들의 게시물을 하나하나 공유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서 녹아버릴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봐주시고 절 기억해 주셨다는 게 감사해서 하나하나 공유하다 보니까 많은 분이 응답해 주시더라고요. 이건 약간 비밀인데 저도 팬분들 SNS가 궁금해서 구경하기도 해요. 어디 계시는 분인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더라고요. (웃음) 감사한 마음을 이렇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고 싶어요.”

갑작스러운 관심이 얼떨떨하기도 하지만, 사실 10년간 기다린 순간이라고. 함께 꿈을 향해 달려가던 친구들이 먼저 이름을 알리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고, 본인은 이름조차 크게 알리지 못했기 때문. 사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하루하루가 슬럼프였다고 고백한 강윤은 힘들었던 시절을 돌아보기도 했다.

“찾아주는 작품이 없을 때 배우는 항상 슬럼프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마다 매번 무너졌고 다시 일어났어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낸 거 같아요. ‘연극으로 처음 데뷔했을 때는 핸드폰 요금은 물론이고 교통비도 없었지만, 그것도 지나갔잖아, 지금도 여유롭진 않지만, 이것 또한 괜찮아 질 거야’라고 분리했죠. 그렇게 하루하루 응원하다 보니까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이하 강윤 인스타그램

13년 이상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온 강윤은 여전히 배고프다.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작품이란 것 자체에 갈증이 있다”며 어떤 작품이든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가족을 언급, 꿈꾸는 작품이 있다고 말하기도.

“동갑내기인 사촌 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가 자폐가 있어요. 저를 보면 ‘윤이 사랑해’라고 말해요. (웃음) 제가 가족 모임에 가는 이유 8할 이상이 그 친구예요. 정말 많이 좋아하는 가족인데, 그 친구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1990년생인 강윤은 어느덧 30대를 맞이했다. 뒤늦게 꽃을 피운 그의 연기 인생은 지금부터다. 강윤은 ‘범죄도시3’를 통해 인연을 맺은 마동석처럼 좋은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을 통해 고생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더 널리 알려준 팬들과 ‘범죄도시3’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감사하다는 말은 100번이고 1000번이고 더 드리고 싶어요. 절 보신 분들이 어디에 계시는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진심으로 하루하루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인기가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매번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할 테니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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