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뒤 수산물 소비가 되레 늘어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 시작한 이후 국내에서 가시적인 수산물 소비 위축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오염수 일일 브리핑에서 “방류 직후인 8월 24∼29일 6일간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액이 (방류 직전인) 8월 17∼23일 7일간 매출액의 103%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8월 24∼25일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8.1% 늘었다. 방류 전인 8월 22∼23일보다는 46.7%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8월 24∼27일 수산 외식업 1000개소의 매출은 방류 전인 8월 20∼23일 대비 3.8% 감소했다. 하지만 횟집 30개소 매출은 13.2% 증가했다.
방류 직후 첫 주말인 8월 25∼27일 노량진 소매점 매출은 방류 1주일 전인 8월 18∼20일 대비 14.6% 늘었다. 노량진 식당 매출은 21.2% 증가했다. 수협 유통 직영 매장 매출은 68.2% 증가했다.
간접적으로 수산물 판매량을 알 수 있는 수도권 대표 도매시장 판매점의 부산물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노량진시장, 가락시장, 구리시장 배출량이 작년보다는 8.6% 줄었으나 방류 전에 비해 1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한 대형 카드사가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자사 고객의 카드사용 금액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이 카드사 고객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쓴 금액은 전주(17일∼23일)보다 48.6% 많았다.
일반적으로 수산물에 대한 소비는 더위가 가실수록 증가한다. 오염수가 수산물에 영향을 끼치기 전에 소비하려는 선제적인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차관은 “방류 전보다 오히려 부산물 배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소비량이 간접적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이 부분은 기간도 짧고 장기적인 추이를 봐야 하므로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런던협약·의정서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런던협약 당사국 등에 서한을 보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익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산업계에서는 오염을 뺀 처리수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정화해 나가는 물을 자꾸 오염수, 오염수 하니까 여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다”며 “우리 어업인은 오염수에서 처리수로 명칭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