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로 자신 묶고, 독하게 공부해 명문대 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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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혜수는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연예계 대표 브레인 배우로 꼽힌다. 과거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4를 통해 방송계에 얼굴을 알렸는데. 

박혜수는 당시 방송에서 자신이 승부욕이 너무 강해서 “공부할 때 밖에 나가고 싶을까봐 의자에 밧줄로 자신의 몸을 묶고 공부했다”고 밝혀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렇듯 의지와 끈기로 똘똘 뭉친 배우 박혜수. 이런 그가 최근 오랜만에 영화 신작으로 돌아왔다.

[인터뷰] 박혜수, 조현철 감독과 만남은 “뷰티풀, 원더풀, 미라클”

박혜수가 25일 개봉한 영화 '너와 나'로 2년만에 복귀했다. 사진제공=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박혜수가 25일 개봉한 영화 ‘너와 나’로 2년만에 복귀했다. 사진제공=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조현철 감독님의 머리 속에는 어떤 세상이 들어있을까요?”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너와 나’는 배우 조현철의 감독 데뷔작이다. 조현철 감독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을 함께 작업한 박혜수에게 시나리오를 건넸고, 박혜수는 시나리오에 담긴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에 마음이 움직여 작품에 참여했다.

박혜수는 ‘너와 나’ 개봉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맥스무비를 찾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너와 나’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촬영 조명 등 다른 스태프 없이 감독님과 피디님 그리고 저 셋밖에 없었다”며 “감독님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영화를 하기를 잘했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고, 첫 장편 영화로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는 그저 놀라웠다”고 조현철 감독에게 감복해 말했다.

'너와 나'는 수학여행 가기 전 친구 하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 세미의 하루를 그린다. 사진제공=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너와 나’는 수학여행 가기 전 친구 하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 세미의 하루를 그린다. 사진제공=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감독 조현철은…”뷰티풀, 원더풀, 미라클”

‘너와 나’는 수학여행 가기 전날 하은(김시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 세미(박혜수)의 하루를 그린다. 한예종 연출과 출신으로 ‘척추측만’ 등의 단편 작업으로 일찌감치 연출 재능을 뽐냈던 조현철 감독은 ‘너와 나’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너와 나’는 영화를 본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으며 조용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혜수 말에 따르면, 조현철 감독은 디렉션이 많지 않은 스타일의 감독이다. 박혜수와 배우들에게 촬영장은 놀이터와 다름없었다. 조현철 감독은,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풀어줬다. 박혜수와 김시은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들이 대사로 쓰이는 경우도 많았다.

“감독님은 촬영 이상으로 리허설에 공을 많이 들이셨어요. 리허설을 하면서 대본을 계속 수정해 갔어요. 대본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들에 더 귀 기울이셨고, 그중에 가장 좋은 대사를 뽑아서 대본으로 완성했죠. 그렇게 완성한 대본도 촬영하며 또 바뀌기도 했어요.”

'너와 나'는 'D.P' 등의 작품으로 배우로 친숙한 조현철의 감독 데뷔작이다. 사진제공=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너와 나’는 ‘D.P’ 등의 작품으로 배우로 친숙한 조현철의 감독 데뷔작이다. 사진제공=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 조현철 감독은 배우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촬영장에서는 “뷰티풀” “원더풀” “미라클”이 쏟아졌다. 박혜수는 배우들이 그러한 칭찬에 자신감을 많이 얻어 확신을 갖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 덕분에 마지막에 나오는 A4 한 페이지 분량의 긴 대사도 한 번의 컷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배우들이 ‘언제 이런 신뢰를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처음 리딩할 때부터 감독님은 ‘지금 너무 좋아요’라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오케이 사인도 ‘뷰티풀’, 더 좋으면 ‘원더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좋으면 ‘미라클’로 말하셨어요. 촬영을 하다 보면 하루쯤은 어려운 날이 있기 마련인데 ‘너와 나’는 단 하루도 없었어요. 감독님과 ‘너와 나’ 현장이 뷰티풀, 원더풀, 미라클이었죠.”

●학창 시절의 박혜수는…”표현이 서툴고 질투도 많았다”

‘너와 나’에 나오는 세미와 하은은 여고생이다. 박혜수는 하은을 향한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세미로 웃었다가 울었다가 시샘도 했다가 화도 내는, 사춘기 소녀의 널뛰는 감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박혜수의 고등학생 연기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학창시절이 궁금해진다.

“제 친구들이 시사회로 영화를 먼저 보고 나서 과거의 저를 보는 줄 알고 소름이 돋았대요(웃음). 저도 세미처럼 친구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고 질투도 많아서 잘 토라지는 애였어요. 저와 제 친구들의 관계를 세미와 하은에게 대입해 연기를 해선지 제 실제 모습이 캐릭터에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박혜수는 '너와 나'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박혜수는 ‘너와 나’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알려져 있듯이 ‘너와 나’는, 학교 폭력 의혹으로 한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박혜수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스윙키즈'(2018)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성장한 박혜수는 2021년 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의해 가해자 의혹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잘 나가던 라이징 스타의 날개가 꺾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조현철 감독과 ‘너와 나’는 박혜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을 믿어주고 자신을 밖으로 불러내 세상과 교류할 수 있도록 끌어줬다. 박혜수가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고, 입장 발표와 언론 인터뷰 등으로 의혹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 하는 배경이다. 그의 소속사는 언론배급 시사회를 하루 앞두고 전한 입장문을 통해 의혹 제기자가 명예 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을 전했다.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하루라도 빨리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것이 작품이 피해를 덜 수 있는 방법일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쉽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어준 감독님과 ‘너와 나’ 팀에 죄송하고 또 감사해요. 돌이켜 보면 이 시간들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다 떠나서 ‘너와 나’가 개봉하는 지금, 제가 사랑하는 이 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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