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에서 한소희를 지독하게 괴롭혀 시청자들의 치를 떨게 만들었던 배우 장률이 분위기를 180도 바꿔 돌아왔다. 장률이 출연한 신작은 바로 이다.
‘마이네임’의 그 배우, 장률이 그린 “성장하는 사랑”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직진한다. 그렇게 사귀게 된 사람이 못다 이룬 꿈을 위해 1년간 자신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도 응원하고 지지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연출 이재규)에서 배우 장률이 연기한 황여환은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드는 편안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다.
드라마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장률은 유능하고 부족함 없는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황여환을 연기했다. 여환은 동고윤(연우진)의 친구이자 다은의 과거 과외 선생님으로 퉁명스럽지만, 다은의 뒤에서 지원군으로 활약한다. 여기에 간호사 민들레(이이담)을 향한 일편단심 사랑을 보여주는 지고지순한 매력을 지녔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률은 “여환은 들레를 너무 사랑한다. 사랑할 수 있는 건 축복이다”고 웃으며 “일할 때는 프로페셔널하지만, 사랑은 서투르고 어려워하면서도 용기 내는 인물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 “과외 선생님이 꼭 드라마 봐주길” 왜?
극 중 순박한 얼굴의 장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2021년)에서 윤지우(한소희)를 집요하게 괴롭힌 악역 도강재였다는 사실에 놀라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2022년)에서는 아버지를 위해 살아있는 사람의 몸값 흥정에 뛰어드는 고극렬로 강렬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전 작품과 제 모습이 잘 연관이 안 되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를 많이 알려야 하는데 앞으로 해 나갈 숙제가 많습니다.(웃음) 그래도 다양한 모습과 결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건 축복이에요. 좋은 제작진과 좋은 역할을 만날 수 있다는 순간이 있다는 거 자체가 감사하고 기쁘죠.”
정신과 전문의를 연기해야 하는 만큼 장률은 “시청자들에게 의사로서 신뢰감을 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제작진의 도움으로 의사, 간호사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볼 수 있었다. 짧지만 그 안에서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발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꿈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중학교 2학년 당시 과외 선생님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선생님이 피식 웃으면서 공부 잘해야 된다고 해서 곧바로 포기했다”고 미소 지었다.
“의사의 꿈을 드라마에서 이뤘어요. 지금 연락하지는 않지만, 그때 과외 선생님이 드라마를 꼭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 “성장하는 여환의 사랑…연인에게 든든한 조력자”
여환은 ‘직진남’이다. 들레는 부자에 의사인 여환과 자신의 상황을 비교하며 그를 거부하지만, 여환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사랑을 고백한다.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집에서 살아본 적 없지 않았냐”는 들레의 물음에 여환은 머리에 얼음 물을 끼얹은 뒤 “이렇게 밖에 내 마음을 표현 못하겠다”며 들레를 향한 진심을 보여준다.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다”는 장률은 “그 순간을 표현하고 싶어서 얼음을 정말 많이 넣어달라고 했고, 내가 더 넣기도 했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그러면서 “나는 조심성이 많은 스타일이라 여환처럼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가 연기하는 멜로를 보니까 부끄럽기도 한데, 작품 속에서 한 인물을 사랑하는 모습을 언제 또 이렇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극 중에서 여환이가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걸 통해서 사람으로서, 의사로서 성장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했죠.”
여환은 크루즈 승무원을 하기 위해 1년간 떠나야 하는 들레가 자신 때문에 망설이자 ‘나 버려요’라며 들레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장률은 “여환의 사랑은 성장한다”며 “여환은 사랑을 쟁취하려는 인물이 아니라 꿈과 미래를 응원하는 든든한 조력자”라고 정의했다.
“저에게 같은 상황이 와도 여환처럼 할 거 같아요. 인간 장률에게는 자아실현을 하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저는 안정적이기보다 꿈을 꾸면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응원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요즘은 영상통화가 잘 돼 있어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더라고요.(웃음)”
장률의 차기작은 내년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이다.
장률은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거 자체로 행복하다”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를 묻자 “다 도전하고 싶다. 계속해서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작품 제목만 들어도 장률이 떠오르는 작품을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