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채상병특검법에 거부권 행사 (ft. 거부권 행사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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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전 경기 양주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를 거쳐 순직해병특검법률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채상병특검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돼 7일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법안 수로는 10건째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정 실장은 “이번 특검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삼권분립은 우리 헌법의 골간을 이루는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권분립 원칙하에서 수사와 소추는 행정부에 속하는 권한이자 기능”이라며 “특검제도는 그 중대한 예외로서 행정부 수반이 소속된 여당과 야당이 합의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여야 협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헌법적 관행을 야당이 일방 처리한 이번 특검법안은 여야가 수십년간 지켜온 소중한 헌법 관행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정 실장은 “이번 특검법안은 특검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제도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수사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보충적·예외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제도”라며 “현재 경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공수처 수사를 못 믿겠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이 만든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자기모순이자 자기부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실장은 “특검법안은 특별검사 제도의 근본 취지인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특검법안에서는 대한변협 회장이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이 2명을 고르고 대통령은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토록 했다”며 “이는 야당이 고발한 사건의 수사 검사를 야당이 고르겠다는 것으로 입맛에 맞는 결론이 날 때까지 수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은 이미 수사를 지켜보고 봐주기 의혹이 있거나 납득이 안 될 경우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밝혔다”며 “채 상병의 안타까운 사망이 더 이상 정쟁의 소재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국회의 신중한 재의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안,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방송 3법’), ’50억원 클럽’ 특검법안,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 등 9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국회 재표결이 진행된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더라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에 나서고, 부결돼 21대 국회에서 폐기되더라도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부결시켜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되도록 ‘이탈표’를 단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표결의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296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재적의원은 295명. 이들이 전원 출석할 경우 197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155석)을 비롯한 야권 의석을 모두 더해도 가결 요건에 못 미치는 180석이다. 다만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1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 특검법은 통과된다.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김웅 의원이 공개적으로 채상병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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