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싸우고 돈 때문에 헤어지고
점점 불거지는 부부 간 경제적 문제
지금껏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어 함께 살아간다면 여러 부분에서 가치관이 달라 부딪힐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것은 바로 경제적 가치관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최근 아내에게 주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말에 고민이라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지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생활비 900만 원씩 주는데도 부족하대요”… 가장의 고민
지난 20일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한 사연자의 사연을 공개했다.
올해로 결혼 11년 차가 되었다는 사연자 A씨는 “매달 900만 원을 생활비로 주고 있다”며 “그런데도 아내는 생활비가 적다고 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 달에 수입은 어느 정도 되느냐”는 방송인 서장훈의 질문에 A씨는 “대략 1000만 원”이라고 답했다.
A씨는 연예 기획사에 몸담아 일하면서도 체육 역사 철학을 전공해 대학교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쓴 작가로 강연도 나가는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A씨는 아내가 교육열이 높은 편이라고 말하며 세 아이를 키우면서 “첫째만 학원을 10개 정도 다닌다, 둘째는 8개 정도 된다”고 밝혔다.
수영, 피아노, 축구, 미술, 논술 등의 학원에 보내는 데다 영어유치원과 사립 초등학교까지 보내다 보니 월 900만 원으로도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것.
A씨는 결혼 전 대학교 정교수로 일했으나 돈을 많이 벌어다 주기 위해 정교수를 포기하고 프리랜서를 택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넉 달 동안 2,400만 원을 대출받았다”며 “그런데도 돈이 부족하다고 하는 아내에게 서운하다”고 털어놓았다.
사연을 듣던 서장훈 역시 “한 달에 이렇게 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그런데도 생활비가 없다고 하면 남편 입장에서는 황당하다”고 A씨의 고민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수근은 “몸이 아픈데도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내에게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다”고 조언하는 모습 또한 보였다.
돈 때문에 갈라서는 부부, 돌아서는 예비 부부
비록 사연자 A씨의 고민은 이혼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현 상황에 만족하며 살아보겠다는 희망 차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였으나, 현실이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
이처럼 경제적인 갈등으로 인하여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혼소송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왔던 경제 문제는 특히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조금씩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발표한 이혼 상담 6만 1천 건을 분석해 보면, 남성의 이혼 상담 사유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였다.
그리고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중 경제 갈등 및 빚과 관련한 상담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빚을 이유로 한 상담 비율은 남녀 모두 2021년보다 급증한 추세를 보였으며, 파산 상담 비율 또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꼭 이혼뿐만이 아니다. 결혼을 준비하던 예비부부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파혼을 맞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결혼 준비 카페에 올라온 파혼 게시물 중 44%에 달하는 게시글이 돈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
성격이나 생활방식의 차이, 집안 갈등으로 파혼을 염두에 둔다는 게시글의 상당수도 돈과 관련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경제 문제가 과반이 넘는다.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물가와 집값, 아이를 육아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 등.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돈은 너무나 많이 필요하다.
특히 각자의 수입과 지출을 따로 정리하기로 합의한 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부분에서 부딪히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