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오래 쓸 가구로, 가구가 중심이 되는 집을 꾸몄어요.
안녕하세요, 7년 연애 끝 최근 부부가 된 homeethome입니다. 지금 집은 저희 부부의 첫 신혼집으로, 남편 친구이자 디자이너이신 트로피크 사장님과 함께 리모델링했어요.
이번 집들이는 저희의 두 번째 집들이에요. 첫 번째 글에는 공간을 위주로 소개 드렸죠.
오늘은 이전에 못다 한 시공 내용과 가구를 고르는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드려보려고 해요. 이제 막 공간을 꾸미기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으니, 모두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집들이를 시작해 볼게요.
아 참, 전편을 확인하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버튼을 통해 이전 집들이로 이동해 보세요. 함께 읽으시면 좋은 내용을 담아두었어요.
신혼부부의 가구 고르기
여러분은 어떤 것을 중심으로 집을 꾸미셨나요? 애장품, 취미, 동선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저희는 ‘가구’였어요.
예전에 책에서 오래된 가구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고가구를 계속 쓰는 집, 세월의 무게가 쌓인 가구를 사용하는 노부부에 대한 이야기였죠.
그 당시, 집에 한 번 들인 가구를 오래오래 쓰는 일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저희 집도, 저희 가구도 그렇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저희는 가구가 중심이 될 수 있는 신혼집을 꾸몄어요.
그래서 이 집엔, 한 번 유행하고 마는 가구들이 아니라 오래도록 시간을 묻혀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저희가 가구를 고르는 기준은 ‘오래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지’이니까요.
그럼 그렇게 고른 가구 중에서도, 가장 저희가 애정 하는 ‘애장 가구’들을 보여드릴게요. 3가지 정도 골라봤어요.
| 비초에 선반
먼저 거실을 소개하며 함께 소개 드린 디터람스의 비초에 선반이에요.
이 가구가 소중한 건,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어요. 바로 더 이상 구하기 힘든 것을 디자이너님이 어렵게 구해주신 것이기 때문인데요. 구할 수 있을 거라고,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얻은 가구라 남다른 애착이 가요. 심플한 무드로 공간을 더욱 모던해 보이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 거실장
다음은 거실장이에요. 남편의 친구이자 군대 후임으로 만난 디자이너님이 직접 제작해 주신 가구거든요. 작품이 사람을 담듯, 가구를 보면 디자이너님의 취향과 마음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의미가 깊은 거겠죠?
| 룸 디바인더
마지막 저희 부부의 애장 아이템은 룸 디바인더예요. 거실장과 마찬가지로 디자이너님이 직접 목재의 무늬와 품질까지 꼼꼼하게 보고 골라, 오일칠까지 하며 만들어주신 가구죠.
룸 디바인더는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한국 전통 병풍을 닮은 가구인데 예쁘기도 하지만 정말 유용해요. 필요에 따라 펼치거나 접어둘 수도 있고요.
시공 정보를 공개합니다
시공을 하기 전에는 참 막막한 것 같아요. 경험도 지식도 부족하니,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업체에서 진행할지 고민이 참 많으실 텐데요. 그래서 저희 부부의 경험으로 얻은 시공 정보를 공개해 보려고 해요.
먼저 시공 목표부터 말씀드릴게요.
저희는 10년 정도 된 구축 아파트였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낡은 부분을 교체해, 도화지 같은 공간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리고 집의 구조를 크게 변형하지 않으면서 미니멀하고 심플하게 간단한 요소들을 더했죠. 주방에 조리대를 더한다거나, 화장실 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바꾼다거나 하면서요.
저희는 전체적인 도배장판과, 낡은 설비 등을 교체하고 공간 공간에 디테일을 더하며 약 4,000만 원 정도를 사용했어요. 인연으로 만난 디자이너님이 속한 스튜디오 트로피크라는 업체와 전체 내용을 진행했는데, 많은 도움을 주셔서 추천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스튜디오 트로피크는 인스타그램 ‘@tropique.kr’ 계정을 통해 알아보실 수 있어요.
그럼 이만 시공 이야기를 마치고 저희 집의 공간들을 자세히 소개해 볼게요. 홈 오피스부터 가볼까요?
모노 톤으로 집중력을 높인 홈 오피스
이곳은 남편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 서재 겸 홈 오피스예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애플 제품들과 잘 어울리는 느낌으로, 블랙 앤 화이트 그리고 모노톤으로 스타일링했어요. 덕분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무드로 완성되었죠.
업무용 컴퓨터를 설치해 둔 넓은 책상은 두닷의 콰트로 에어 데스크예요. 상판은 화이트로, 다리는 블랙으로 되어 있는 게 전체적인 공간의 컨셉과 잘 맞아 선택했어요.
책상의 반대편에는 책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을 가져다 두었어요.
벽에 설치된 선반은 레어로우의 시스템000이고, 그 아래에 있는 선반장은 무인양품의 화이트 철제 선반이에요. 다른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인데도 참 잘 어울리지 않나요? 거실처럼 심플한 느낌으로 완성되어 참 마음에 드는 곳이에요.
옷이 많은 부부의 드레스룸
저희 부부는 옷이 많아서, 침실 다음으로 큰 방을 드레스룸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어요.
드레스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수납공간 확보’예요. 이케아의 팍스 시스템 옷장 뒤에는 창이 하나 있는데, 수납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채광은 과감하게 포기했어요.
옷장에는 전신 거울을 부착했어요. 그 덕에 따로 공간을 내주지 않고 옷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거울 덕분에 공간이 트여 보여서 만족스러워요.
습식과 건식으로 나눈 화장실
저희 집에는 화장실이 2곳 있어요. 거실 화장실과 침실 화장실이죠. 두 화장실은 조금 다른 컨셉으로 시공해서, 각각 나누어 소개해 볼게요. 먼저 거실 화장실이에요.
| 거실 화장실
이곳은 원래 좁은 편이었어서, 최대한 넓은 공간감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화장실을 구성할 때 시각적으로 넓은 효과를 주기 좋은 게 바로 ‘타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은 윤현상재의 600*600 사이즈를 시공해 최대한 탁 트여 보이게 구성했어요.
화장실 도기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비데는 대림바스의 일체형 비데로, 수전과 액세서리는 한스 그로헤의 제품으로 골랐죠. 덕분에 거실 화장실에서는 전체적으로 세심한 미감이 느껴져요.
| 침실 화장실
다음으로 침실 화장실로 가볼게요. 이곳의 특징은 문이 슬라이딩 도어로 되어 있다는 거예요. 바로 바깥으로 화장대 공간이 있거든요. 그래서 슬라이딩 도어로 최대한 화장실 문의 공간 간섭을 줄이려고 했어요.
침실 화장실은 거실과 다르게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샤워기와 욕실장을 제거하고, 비데와 세면대만 설치해 좁은 욕실을 효율적으로 구성했죠.
타일도 거실과는 다르게 작은 것으로 골라, 거실과 다른 느낌을 주었어요. 또 타일로 인해 일정한 패턴이 생겨, 협소한 곳이지만 단조롭지 않은 디자인으로 완성되었어요.
3가지 용도로 쓰이는 베란다
저희 집은 거실, 주방, 침실 모두 베란다를 확장했어요. 그러고도 남은 베란다 3곳은 각각 서재 창고, 세탁실, 창고로 활용하고 있어요. 집들이의 마지막에서는 저희가 베란다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릴게요.
| 서재 창고
서재 베란다는 붙박이장을 설치해서, 물품과 도서를 보관하는 서재 창고로 활용하고 있어요. 바닥엔 일부러 서재와 같은 타일을 사용해서, 서재가 더욱 넓어 보이도록 했어요.
| 창고
여긴 창고예요. 서재 베란다와 마찬가지로 물건을 보관하기 쉽도록 붙박이장을 만들어 두었죠. 바닥은 현관에 쓰인 것과 같은 타일을 사용했어요. 벽돌색 타일이라 아늑한 느낌이에요.
| 세탁실
마지막은 세탁실이에요. 간단하게 세탁기와 건조기를 두고, 세탁 용품을 보관하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 세탁실의 바닥도 벽돌색 타일을 사용했어요.
인테리어란, 나에 대해 알아가는 일
지금까지 올 리모델링으로 완성한, 저희 신혼집의 인테리어를 보여드렸어요.
저희 부부에게는 첫 독립이자, 첫 인테리어였던 날들이라 생각해 보면 우여곡절도 부족함도 참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것들을 구체화하며 자신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들이었죠.
집들이를 하며 다시 한번 살고 있는 집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어요. 덕분에 인테리어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공들였던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네요. 저희 부부처럼, 모두들 지금은 우여곡절을 겪고 있으실지 몰라도 결국에는 꼭 마음에 드는 공간을 완성하시길 바라요.
그럼 저는 이만 두 번에 걸친 집들이를 마쳐볼게요.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