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마지막 운행한 동해안 바다열차…“추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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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바다열차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니 섭섭하고 아쉬워요.”

운행 마지막 날의 바다열차 / 연합뉴스

지난 2007년 7월 운행을 시작해 16년간 강릉∼정동진∼망상∼묵호∼동해∼추암∼삼척해변을 잇는 53㎞의 아름다운 동해안 해안선을 달리던 바다열차가 25일 마지막 운행을 하고 추억으로 남게 됐다.

낡은 열차 교체에 140억원이 들지만, 코레일과 강릉·동해·삼척 등 관련 지자체 간 예산 분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노후 열차를 활용한 바다열차는 모든 좌석을 바다 방향으로 배치하고 창문을 넓게 만들어 넘실거리며 파도치는 동해(바다)와 해안 절경 등 풍광을 한눈에 감상하도록 만든 특별 관광열차다.

그동안 195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어 강원 동해안 대표 관광상품이기도 했다.

2007년 10월에는 동해안에서 휴가를 보내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이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운행 마지막 날인 25일 강릉역 대합실은 오전 10시 47분 출발하는 바다열차를 타러 온 관광객들의 설렘과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연인과 가족, 친구들로 보이는 관광객들은 강릉역 풍경을 비롯해 매표소, 바다열차에 탑승하는 순간 등 이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카메라에 꼭꼭 담는 모습이었다.

관광객 채모(27·경기)씨는 “바다열차의 마지막 운행 소식을 듣고 가족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기 위해 어렵게 가족석 예매를 했다”며 “오늘이 성탄절이기도 해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도록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릉역을 출발한 바다열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인 정동진역, 명사십리 동해 망상해변, 그리스 산토리니가 생각나는 삼척해변 등을 관광객들에게 선사했다.

마지막 바다열차는 이날 오후 2시 41분 강릉역을 출발해 삼척해변을 돌아 오후 5시 18분 강릉역에 돌아오면서 16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바다열차 특실은 물론 가족석, 일반실, 프러포즈실 등이 모두 예약으로 매진됐다.

코레일 관광개발 관계자는 “열차 내구연한이 도래해 바다열차 운행을 종료하게 됐다”며 “그동안 바다열차를 사랑해 주신 고객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관광객에게 추억과 낭만을 선사했던 바다열차가 운행을 종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블로거는 “낭만 열차라는 별명이 붙은 동해안 명물 바다열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니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강릉∼삼척을 오가는 새로운 테마열차가 생기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신차 도입을 위한 지자체 분담비와 매년 지급해야 할 운영비 등을 둘러싸고 몇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아쉽게도 재정이 열악한 3개 지자체 입장에서 많은 부담이 돼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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