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이 무인 매장 앞 눈을 치우고 미끄러지지 않게 매트를 깔고 간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뜻한 이야기 하나 올리겠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인천 중구에서 무인 매장을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크리스마스이브에 겪은 일을 전했다.
A씨는 “무인 매장이다 보니 제가 가거나 아르바이트생이 가기 전엔 거쳐 간 손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보니 가서 할 일이 조금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도 아침 일찍 매장에 간 A씨는 매장 앞에 쌓여있던 눈을 치운 흔적과 입구에 깔린 담요를 발견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청소한 줄 알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아르바이트생은 “제가 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A씨는 매장 CCTV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영상에는 인근에서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던 어르신이 빗자루를 들고 매장 앞에 소복이 쌓인 눈을 치운 뒤 입구 바닥에 매트를 까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A씨는 “아직 동도 트기 전인 그 이른 아침에, 폐업으로 더 이상 영업하고 있지 않은 옆 카페 쪽에 쌓인 눈까지 치워주고 계셨다”며 “며칠 전 낮에 매장에 갔더니 손님이 없는 상황에 누군가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더라. 손님이 (배터리) 충전하고 안 가져가시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노인이셨다. 그냥 모른 척하고 청소만 하고 온 적 있는데 그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크리스마스이니 작은 케이크 하나 선물로 준비했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박스 위에 살포시 놓고 오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속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는 구절을 언급하며 “이 말을 되새기면서 누구에게나 고마운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따뜻한 소식 자주 듣고 싶다”, “정말 좋으신 분이다”, “추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