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 태블릿PC 들고 다니는데, 20년 전엔 ‘PMP’가 대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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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lk

요즘 학생들에게 태블릿 PC가 있다면 2000년대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에겐 ‘PMP’가 있었다. 

PMP. Portable Multimedia Player의 약자다. 즉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면서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를 말한다. 

차이는 있다. 태블릿 PC는 인터넷 연결을 통해 모든 정보를 그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앱만 있으면 전자펜을 활용해 필기도 가능하다. 

PMP 역시 터치펜이 있었지만, 필기를 하기에는 무리였다. 또 인터넷이 되지 않아 PMP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 건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PMP의 인기는 대단했다. 당시 기준으로 고가의 제품이었음에도 중·고등학교 학생들 가방에서 심심치 않게 PMP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손에 들고 다니면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기였다. 

PC에 연결해 다운받은 동영상을 PMP에 옮겨 놓으면 PMP로 손쉽게 볼 수 있었다. MP3 파일을 받아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했고, 전자책을 다운받아 읽거나 DMB 기능으로 드라마를 볼 수도 있었다. 

특히 동영상 강의를 보는 데 특화된 제품이었다. 마침 인터넷 강의 열풍이 불면서 인터넷 강의 서비스에서는 영상 파일 다운로드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PMP 제조사와 학생들은 ‘자율학습이나 쉬는 시간, 통학 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도 강의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미끼로 학부모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실제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PMP를 보면서 이어폰을 끼고 있어도 선생님들이 뭐라 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대다수의 학생에게 ‘공부하기 위해 PMP’가 필요하다는 말은 핑계였다. 강의 외에도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몰래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타쿠들이 PMP 시장을 키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코원 PMP 'A2'

20년 전 교실을 가득 채웠던 PMP는 지금의 태블릿 PC와 비슷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장 큰 충격은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전화가 되는 건 물론 인터넷이 가능했기 때문에 다운로드 없이도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이어 태블릿 PC가 등장하면서 PMP의 몰락은 막을 수 없게 됐다.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됐던 시기 군부대에서 이용하거나, 이동식저장장치로 쓰이기도 했으나 잠깐뿐이었고, 오늘날에는 찾아보기도 힘든 골동품 취급을 받는 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큰 사랑을 받았던 PMP 제조 기업 ‘아이스테이션’은 지난 2012년 3월 13일 상장폐지, 2013년 4월 9일엔 법원에서 파산을 선고해 청산을 결정했다. 

배우 이준기, 소지섭, 강동원 등을 모델로 내세우며 큰 사랑을 받았던 PMP 제조사 코원 역시 2012년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진출하며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여의찮았다. 

이후 우여곡절을 겪다가 현재는 음향기기와 블루투스 이어폰 등을 판매 중이다. 

그 인기는 10년 정도로 짧았지만, 무엇보다도 강렬했던 PMP, 결국 오늘날에는 90년대생들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자리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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