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몰려와 달라고 떼 써”…요즘 북한 주민들이 목숨 걸고 숨어서 본다는 ‘한국 영화’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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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스틸컷 

북한의 오물 풍선을 잇달아 살포하며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의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 의외의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 영화에 푹 빠져버렸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27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들어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통해 국경 지역에서 영화 ‘파묘’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특히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파묘’를 찾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국경 지역에는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외부와 연계하며 돈벌이를 하는 주민들이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북한 밖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이나 뉴스, 정보들을 비교적 빠르게 접하기도 하고, 북한 내에 외부 문물을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의 몇몇 주민들은 한국과 중국에서 새로 개봉한 최신 영화나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정보에 민감하게 움직이면서 내부 주민들에게 소식을 전하거나 소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회령시에서는 ‘파묘’와 관련해 ‘유능한 무당이 대대로 내려오는 기이한 병이 조상의 묫자리와 관련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묘를 옮기는 과정에 겪는 일들을 그린 완전 짜릿한 영화’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영화로 소문이 나면서 청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여기(북한) 사람들도 집안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병이 잘 낫지 않을 때 점쟁이들을 찾아가 조상의 묘에 대해 묻곤 한다”며 “조상의 묫자리가 나쁘거나 조상을 잘 모시지 못해 조상이 심술을 부려 불행이 이어진다는 미신 때문인데, 그래서 사람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점쟁이와 같은 미신을 믿고 미신행위를 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북한의 형법(제256)에는 미신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명시되어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북한 주민들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점쟁이들을 찾아가 점을 치고, 그들의 점괘에 따라 행동하는 등 미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미신을 주제로 한 영화 ‘파묘’가 주민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여기 사람들은 남조선 영화, 드라마라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보기 위해 기를 쓰는데 ‘파묘’ 역시 그렇다”며 “나이 있는 부모 세대들은 보고 싶어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청년들은 남조선 영화, 드라마를 유통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구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회령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이른바 ‘불순녹화물’을 몰래 판매·유통하는 한 주민은 “그렇게 단속하고 공포를 주는데도 남조선 영화에 대한 열풍은 꺾을 수가 없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금 확실히 느꼈다. 젊은이들이 하루에도 열댓 명씩 찾아와 달라며 막 떼를 쓰는데 아마 이번에 영화(파묘)를 가지고 있었다면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김정은도 봤을 수도”, “북한에서 남한 콘텐츠 유포하면 최대 사형이라던데 목숨 걸고 볼 정도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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