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사망’ 훈련병의 분향소에 찾아와 ‘경례’한 군인…시민들 울컥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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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사망한 박 훈련병 분향소 찾은 장병들누리꾼들 “군 생활하면서 부끄러운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너무 부끄럽다”

뉴스1

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사망한 박 모 훈련병을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가 서울 용산역 광장에 꾸려졌다. 이날은 박 훈련병의 수료식이 예정된 날이었다. 

이날 분향소에는 군복을 입은 추모객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뉴스1 등 매체에 따르면 한 장병은 부대에 복귀하기 전 분향소에 들렀다고 한다. 그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는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왔는데 저희 부모님이 여기서 저렇게 분향소를 차리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전혀 남 일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러 간 사람들을 왜 사지로 몰아야 하나”며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사고나 천재지변으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사람이 그렇게 생명을 박탈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군복을 입은 여러 장병이 분향소를 찾아 박 훈련병을 추모했다. 

박 훈련병을 추모하는 장병들의 모습일 본 누리꾼들은 “군 생활 6년 하면서 부끄러운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너무 부끄럽다”, “저기 갔다고 부대에서 질책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분노가 치솟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군인권센터는 박 훈련병 어머니의 편지도 공개했다. 

편지에는 “신병으로 9일 동안 지내면서 겨우 친해진 옆 전우와 취침 시간에 말을 조금 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아보니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라고 한다”며 “그게 그렇게 죽을죄냐”는 내용이 담겼다. 

어머니는 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해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라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전하고 싶다”며 “오늘 수료생 215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다 죽임당한 아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뉴스1

한편 군기 훈련을 받고 실신한 박 훈련병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구속 심사대에 선다. 내일 오전 11시 춘천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들이 이곳에 나온다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앞서 이들은 사건 발생 21일 만인 지난 13일 처음으로 경찰에 소환돼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피해를 당한 훈련병들의 기억과는 다른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 혐의 소명과 함께 사안의 중요성,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요부는 이르면 내일 오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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