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 후 비심장 수술 시, 아스피린 복용 중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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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스텐트(stent, 내관)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때 스텐트를 삽입한 부위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아스피린은 혈액을 묽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치아 발치, 용종 제거를 위한 내시경 치료, 암 수술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해 수술을 받을 때 출혈이 멎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다른 수술 전후 아스피린 복용 여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뒤 1년 이상 경과한 환자의 경우, 치아나 무릎, 고관절, 암 등 심장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수술을 받을 때 아스피린 복용을 일시 중단하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관상동맥질환, 스텐트 시술 후 아스피린 복용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자에게는 통상적으로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시행된다. 풍선에 덮인 약물 스텐트를 관상동맥이 좁아진 부위에 위치시킨 후, 풍선을 부풀려 스텐트를 넣는다. 이때 스텐트 표면에 코팅된 약물이 방출되며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상처 부위를 치유한다. 

스텐트 시술 후에는 혈액이 보다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술을 받은 환자가 무릎, 고관절, 암 등 심장 외 부위에 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기존 복용하던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해야 할지,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가 지속돼왔다.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혈액이 묽어지는 경향이 생기므로 필요 이상의 출혈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렇다고 복용을 중단하면 심장 및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길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스피린 복용 여부, 주요 위험 발생에 영향 없어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강도윤 교수 연구팀은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내용은 비심장수술을 받기 전후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인도, 튀르키예 등 3개국 총 30개 기관에서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고 1년 이상 경과된 환자 926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비심장 수술을 받기 전후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한 그룹(462명)과 수술 5일 전부터 아스피린을 비롯한 모든 항혈소판제 복용을 중단한 그룹(464명)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치료 효과 분석 결과, 수술 후 30일 간 사망·심근경색·혈전증·뇌전증 등 주요 사건 발생률은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 환자와 지속적으로 복용한 환자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계속 복용 그룹에서는 0.6%, 복용 중단 그룹에서는 0.9% 발생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복용 지속 시 경미한 출혈 발생 좀 더 많아

두 그룹 모두 혈전증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심한 수준의 출혈 발생률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다만, ‘경미한 출혈’의 경우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한 그룹이 14.9%,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 그룹이 10.1%로 나타났다. 복용을 계속할 경우 경미한 출혈 발생이 좀 더 잦았다는 의미다.

안정민 심장내과 교수는 “스텐트 시술 후 비심장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아스피린 복용 여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했던 상황”이라며 “일시적으로는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중요한 연구결과를 얻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안 교수는 “하지만 환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삼가도록 하고,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하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지(JACC, IF=21.7)에 게재됐으며,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심장 분야 국제 학회인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Congress 2024)’에서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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