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敗血症, sepsis)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 감염으로 신체 전반에 걸친 염증, 장기 손상, 혈액 응고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사례를 줄이기 위해, ‘혈액 응고’를 차단하는 방식의 치료법이 개발 중에 있다.
패혈증은 무엇인가
패혈증은 혈액이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감염돼 발생한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혈액이 무너진(패배한) 상태’라는 뜻이다. 혈액은 온몸을 순환하기 때문에 혈액이 감염될 경우 온몸에 증상이 번져 심각한 영향을 일으킨다.
패혈증은 보통 수술 부위 감염, 수술 후 합병증, 외상, 만성 질환, 면역력 약화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연간 약 3만 건 수준, 전세계적으로는 연간 800만 명 수준이다. 구체적인 숫자는 해마다 달라지지만, 매년 적지 않은 패혈증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메커니즘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혈액 응고’다. 혈류에 병원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자체 방어 시스템은 작은 혈전을 생성해 이들을 가둔 다음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패혈증이 발생하면 이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과부하를 일으킨다.
혈액 응고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정상적인 혈액 순환이 저하되거나 차단된다. 이로 인해 체내 모든 장기가 산소 및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고,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거나 장기 조직이 괴사하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혈액 응고를 차단하는 치료법
미국 오리건 건강과학대학에서는 패혈증에 의한 혈액 응고를 차단하는 방식의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패혈증의 혈액 응고는 병원균 같은 미생물이 너무 많아지고, 그로 인해 혈액 응고 시스템이 과부하되는 것이 원인이다. 이에 따라 ‘혈액 응고를 유발하는 단백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혈액이 응고되는 과정에서는 ‘요소 XII’라는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소 XII 단백질은 혈관의 손상 지점에 혈액이 닿았을 때 활성화되며, 다음 단계인 요소 XI, 요소 Ⅸ의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패혈증이 발생하면 이 요소 XII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 단백질의 활동을 차단하는 치료법을 제기했다. 이는 2023년 발표된 인간 임상시험에서 요소 XI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과정의 연장선이다. 요소 XII가 활성화된 뒤, 그 다음 단계로 요소 XI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오웬 맥카티 박사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패혈증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위험한 수준의 혈액 응고를 예방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비인간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상적인 수준의 치유 능력은 해치지 않으면서 미생물 감염으로 인한 비정상적 혈액 응고는 막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향후 동물 모델 및 임상시험을 통해 이러한 치료 방법이 실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맥카티 박사는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사례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다학적 접근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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