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가난했던 자신에게 수치심을 준 담임 선생님을 찾는다는 한 네티즌의 글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담임이 밥 공짜로 먹으니 좋겠다고 한 말, 21년이 지나도 아프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따금 생각이 나서 괴롭다. 자기 전에도 생각나고 일상생활 하면서도 생각난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 말을, 그런 수치심을 느껴야 했을까’ 하는 생각에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5학년 때 집이 가난해 수급자로 급식 무상 지원을 받았는데 반에서 저 포함 5명 정도 있었다. 그 당시 담임이 40~50대 여교사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희 다섯을 반 친구들 모두가 보는 앞으로 불러 세우더니 ‘느그들은 좋겄다. 밥 공짜로 먹은깨?’라고 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창피를 주고 싶었던 건지 혹은 정말 본인은 돈 내고 먹는 밥을 우리는 그냥 먹어서 배가 아파서 그런 건지 지금이라도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얼마나 민망하던지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었다. 눈물 나면 더 창피하니까 시선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몰라서 바닥만 주야장천 봤던 것 같다. 저는 어렸을 때라 철도 없고 수급자라는 이유로 우유, 급식 무상 제공이라는 게 집을 도와주는 좋은 제도라는 생각은 하나도 못 했다. 그저 창피하고 날마다 집 가서 울고 엄마한테 ‘언제까지 이거 해야 하냐. 나 (무상 급식) 안 하고 싶다. 돈 내고 먹으면 안 되냐’라고 그랬다. 사실 지금도 되새기니까 눈물이 난다”라며 비참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또 “그 담임이 아직 살아계실지 모르겠으나 살아계신다면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 또 제게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면 사과받고 싶다. 고등학생이 됐을 땐 조금만 더 커서 찾으려고 했고 대학생이 됐을 땐 ‘취직하고 찾자’ 하던 게 어느새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엄마가 됐다. 아이를 낳고 보니 내 아이가 학교에서 담임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면 가슴이 미어질 것 같은데 교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더더욱 울화가 치민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한 “저것뿐만이 아니다. 당시 수학 문제를 풀어서 한 명씩 줄 서서 채점 받던 시간이 있었다. 제가 같은 문제를 두 번 틀리니까 담임 선생님이 머리를 손으로 세게 ‘탁’ 치면서 ‘아이 멍청한 가시나야’라고 했던 말도 그대로 기억난다. 그때 제가 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머리띠가 위로 벗겨지고 머리가 핑 돌았다. 눈에 눈물이 맺힌 채 머리띠를 다시 끼워야 했다. 그 장면도 잊히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집이 부유해서 간식 넣던 친구에겐 다정했고 저는 가난한 집 딸이라 저렇게 때리고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고 정말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지금 교권 추락의 업보는 옛날 선생들 때문인 듯. 교권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거다”, “저는 몸도 장애면서 정신도 미쳤냐고 하던 선생님 기억난다. 특히 그때 저 장애라고 따돌리던 애들이 있었는데…덕분에 대인기피증에 사람 싫어졌다. 교권 추락 이전에 근본 원인부터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강해지라는 채찍? 나쁜 선택 안 한 게 용하다고 생각 안 하나”, “글만 읽어도 열불이 나는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화가 날까. 인과응보는 있으니 분명 고통받을 거다”, “쓰레기를 누가 쥐여줬는데 계속 들고 있으면 내 손해 아니냐. 버려라”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