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동생 사이 ‘한국’을 두고 말이 오락가락 했다…북한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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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이 최근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 불러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12일 김정은은 공개석상에서 ‘남조선’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두고 ‘동생과 오빠가 한국을 두고 엇갈린 표현을 쓴 것’이라고 오늘(13일) 의미있게 보도했다.

김정은(가운데)과 김여정(왼쪽)이 지난해 3월 나무심기 행사를 하며 기념 촬영한 모습. / 이하 뉴스1

김정은은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내용이다.

김여정은 지난 10일과 11일 두 번에 걸쳐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불렀다. 이런 호칭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여정이 밝히기로 담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지난 10~11일 미군 정찰기 활동을 비방하며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 족속” “《대한민국》의 군부”란 표현을 썼다.

조선중앙통신은 강조하는 의미로 ‘대한민국’에 괄호(《》)까지 사용해 대한민국 호칭이 의도된 것임을 시사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 표현은 북한의 공식 문건이나 담화에서 볼 수 없었던 호칭이다. 통일부는 김여정이 대남비방 담화에서 ‘대한민국’ 호칭을 쓴 것은 최초라고 했다.

김정은과 김여정이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2020년 5월.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대남정책의 큰 개념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같은 민족으로서 분단된 특수관계’라는 개념에서 사실상 남남으로 보는 ‘국가대 국가(두개의 한국)’ 개념이 더 강화됐다는 해석이다. 한반도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가 아닌 미국과 풀겠다는 기존 ‘통미봉남’ 전략의 변종으로 읽힐 수 있다.

그런데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의 12일 발언 내용에 ‘대한민국’ 표현은 없었다.

매체는 “미 일 남조선” “미국 남조선《핵협의그루빠》회의” “미핵잠수함을 남조선에 투입하여” 등

반복해서 ‘남조선’이라고 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여정의 도움을 받아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2018년 4월.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발언을 전하면서 실수를 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가 일단 나왔다. 반면 ‘대한민국’ 표현 방침이 하루 만에 철회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애초 김여정의 ‘대한민국’ 표현이 정책적 결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처음부터 김여정의 대한민국 호칭에 신중한 반응이었다. 통일부는 “북한의 의도와 향후 태도를 예단하기 이르다.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이제 관심은 북측이 앞으로 대한민국 호칭이 다시 등장할 지 여부다. 북한 매체의 단순 실수라면 다시 대한민국 표현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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