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여성이 지각 때문에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잘린 남편에 관한 초조함을 드러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여성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편 회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어. 남편이 전 직장을 너무 힘들어해 퇴사 후 바로 재취업했는데, 지각 등으로 3개월 수습 기간 채우고 잘렸대.
처음엔 나도 많이 당황했는데 본인이 제일 속상할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말아라. 이참에 푹 쉬고 좋은데 알아보자’ ‘내가 너 하나 못 먹여 살리겠냐’라는 말로 오버를 했어.
그렇게 잠도 실컷 자게 하고 며칠은 그냥 놔뒀어. 해고 후 이제 한 달쯤 지났는데 슬슬 불안해.
본인이 적극적으로 이력서 넣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면접 연락이 오는 곳도 딱히 없는 것 같아.
남편이 그전에 의뢰받은 일이 있어서 재택 알바를 하는데 그것마저 적극적으로 안 하는 것 같아. 돈이 들어올지도 불투명해.
다행히 운 좋게 실업급여를 받게 됐는데 그걸로 안일해진 것 같기도 해.
가끔 밤에 나 자면 몰래 나가서 새벽까지 게임하고 내가 출근해서 전화로 깨워야 일어나는 일이 다반사야.
나도 쿨하게 스트레스 안 주고 믿으면서 기다리고 싶은데, 퇴사 후에 하는 행동이 실망스럽고 한심해 보여
내가 만약 남편이랑 같은 상황이라면 다시 취업해야 하니 불안해서 뭐라도 할 것 같거든. 가계 사정이 있으니 하다못해 알바를 하든, 대리운전을 하든, 자기 계발을 하든…
가끔 나도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되면 남편한테 ‘제발 정신 차려. 나 너무 힘들고 불안해’라며 불같이 화내.
그러면 남편은 풀이 죽어 있어. 그 모습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미워져.
대체 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들 모두 무시하고 꾹 참고 기다려줘야 할까? 하, 너무 답답하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반응은 다양했다.
A씨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은 “쿠팡이나 대리운전이라도 하라고 해. 한없이 쉬고 싶은 게 사람인데, 돈 벌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남편이 일하고 싶겠어?” “저런 사람들은 어느 정도 채찍질이 필요하다” “근태 문제로 잘리고도 노력하는 모습 안 보이면 나라도 정말 불안할 거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좀 기다려줘라. 이제 겨우 한 달이다” “중간에 쏘아붙이지 말고 6개월 혹은 1년 진득이 기다려줘. 그때 가서도 변화 없으면 최후통첩 날려” “언니 나도 똑같은 경험을 했어. 남편이 실업급여 개꿀 이 XX하더라. 결국 3개월 이후엔 무슨 일이든지 하고 있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고, 남편도 자극을 받았는지 약속을 지키더라. 기간 합의하고 약속을 받아낸다면 일단 믿어봐” 등 남편을 조금만 더 믿어보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