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전문가 “40년 기상예보 하면서 이런 ‘태풍’ 처음이다” (+이유)

372

날씨 전문가가 이번 제6호 태풍 카눈 경로가 너무나도 이례적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 이동경로. 10일 오후 7시 기상청 발표. / 기상청 제공

10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카눈 예측 경로와 예상 피해 등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전문가 전화 인터뷰 대상으로는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이 출연했다.

반 센터장은 카눈 이동경로에 대해 언급하며 “예보관 생활 하면서 이런 경로는 처음 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마 태풍 백서를 찾아봐도 아마 처음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풍 같은 경우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일단 중국 쪽으로 갔다. 상하이 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봤는데 갑자기 3일쯤에 거기서 멈췄다”며 “태풍은 주변 기압에 따라 움직인다. 티베트 상층 고기압이 굉장히 뜨거운 고기압인데, 이게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을 해오면서 태풍과 딱 마주친 거다. 그러니까 태풍은 서쪽으로 가고 싶은데 그 앞에서 고기압이 딱 막으니까 가지 못하고 하루 정도 그냥 그 자리에서 계속 가려고 버티다가 안 되니까 할 수 없이 되돌아서서 다시 일본 쪽으로 이동을 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굉장히 각도가 우리가 당구를 치면 역회전 각도가 나오는 식으로 굉장히 기이한 각도가 나왔다. 그다음에 일본 규슈 남쪽까지 쭉 오다가 문제는 그때 또다시 북태평양 고기압 상층 고기압이 또다시 서쪽으로 밀고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 마을이 침수돼 우사에 있던 소가 불어난 빗물에 갇혀 있다. / 이하 뉴스1

카눈 이동경로를 보는 또 다른 관점으로 반 센터장은 후속 7호 태풍 ‘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반 센터장은 “란이 만들어지면서 후지와라 효과. 그러니까 후지와라 효과는 태풍이 서로 경로를 간섭하는 것을 뜻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딱 앞에서 벽처럼 (태풍 이동을) 막은 거다. 막다 보니까 가지를 못하는 거다. 그러니까 또다시 거기서 하루 정도 정체를 했다. 7일쯤. 그리고 갈 때가 기압 같은 게 만들어진 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에 딱 벽을 치고 서 있고 우리나라 서쪽으로는 티베트 고기압이 오는데, 그 사이로 두 고기압 사이에 제트기류가 굉장히 길게 남쪽으로 내려와서 서행해서 올라간다. 그러니까 이런 기압 배치에서는 태풍이 다른 길로 갈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서쪽에서도 막고 동쪽에서도 막으니까 할 수 없이 그 중간인 한반도 정중앙으로 지금 북상해 올라오는데, 이 경로도는 한국 기상청이 관측한 1951년 이후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반 센터장에 따르면 태풍은 보통 서해상으로 북상하거나 남해안으로 상륙한 이후에는 휜다. 이전까지 대부분 태풍은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거나 혹은 대한해협 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번 카눈 경로를 보면 한반도를 딱 반으로 중앙으로 잘라서 그대로 올라와서 북한까지 올라간다.

제6호 태풍 카눈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선 10일 오전 서울 종로에서 시민이 든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경로뿐만 아니라 이번 태풍 카눈은 속도 면에서도 특이점을 보인다.

반 센터장은 “이 태풍은 이동하면서도 아마 역대급으로 가장 느렸던 태풍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북진하고 내륙에 들어오더라도 대개 한 26km에서 28km 사이 정도, 수치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태풍들이 한반도에 상륙을 하면 대략 한 35km에서 40km 시속으로 빠져나간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이유가 보통 제트 기류가 위에서 지나가면서 제트 기류가 태풍을 끌어주기 때문이다. 쫙 끌어주니까 태풍이 쭉 빨려 들어가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빨아주는 게 없다. 위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없다 보니까 속도도 느리게 북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태풍은 충북과 경기동부를 지나 북한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부지방과 경북권에 태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중부지방에는 시간당 10~30mm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며, 해안가와 내륙의 고지대를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70km/h(20m/s) 내외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

기상청은 “오는 11일 오전까지 중부지방 중심 태풍 영향, 수도권과 강원도 중심 매우 강하고 많은 비, 중부지방과 남부해안 중심 매우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강한 너울, 월파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를 바란다”고 전했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인근 인도에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가로수가 뽑혀져 있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