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학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한 폭로 계정이 경기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에게 갑질한 학부모의 직장을 공개했다.
19일 인스타그램 ‘촉법나이트 촉시탈 촉사조 의정부 호원 시즌 1’ 계정에는 “이게 뭘 의미하는지 댓글로 맞혀보시라”며 “정답 맞히시는 분은 (댓글) 고정할게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서울특별시 한 지역구의 지도가 담겨 있다. 특히 공개된 지도 속에는 지하철역 근처 한 장소가 표시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개된 지도 위치를 토대로 해당 장소가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고(故) 이영승 선생님께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의 직장으로 추측했다. 누리꾼들은 “민원 넣어드리고 싶네요. 역지사지”, “전화해 보니 근무 중 맞고 휴가 중이라고 함”, “민원 넣기 좋은 곳이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해당 회사에) 직접 전화해 보았다”며 “근무 중인 여성이 받길래 ‘여기가 호원초등학교 맞아요?’라고 물으니 여성이 웃음기 있는 말투로 ‘네 맞습니다’하고 대답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가) 오늘 있냐고 재차 물으니 오늘은 휴가를 내어서 없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다시 내일은 나오냐고 물으니 내일 출근할지 휴가를 연장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댓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해당 영업장에 방문하면 폭언, 폭행, 성희롱 시 처벌될 수 있다느니 감정노동에 고통받는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달라던데 이건 학부모가 몸소 보여준 갑질과는 완전히 정반대 행태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기 아들이 커터칼을 교사 허락 없이 마음대로 학교에 가지고 갔고 그 아들이 페트병이 아닌 자기 팔을 커터칼로 그었는데 그걸 아이 탓을 하지 않고 죄 없는 교사가 억울함과 압박감에 죽음을 선택할 때까지 미친 듯이 궁지에 몰고 닥달해대었으니… 그럼 앞으로 영업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 학부모가 보여준 대로 따라 하라는 뜻일까요?”라고 반문했다.
또 누리꾼은 “해당 영업장의 입장문 발표와 학부모 공식 해고 전까지는 앞으로 방문하면 직원 잘잘못 가릴 것 없이 아무나 내 화풀이 대상으로 찍은 후 분풀이하고 학대하라는 학부모 식 직원 다루기의 정석을 따르면 되겠다”며 “영업장은 이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된다. 학부모식 직원 다루기에 동조하는 의미로 그를 계속 품고 가느냐, 영업장과 학부모의 갑질 철학은 다르다는 의미에서 그를 처단하느냐. 두고 보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물론 영업장이 학부모를 공식 해임하지 않는다면 영업장 전 지점 직원들은 학부모가 교사에게 한 짓 그대로 당해도 할 말 없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해당 영업장은 이른바 ‘리뷰 테러’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업장의 ‘카카오맵’에는 19일 21시 기준 총 91개의 리뷰가 등록됐다.
공개된 해당 리뷰에는 “여기 리뷰 쓸려고 카맵 깔았다 그렇게 살지마라”, “돈 받으니 만족스럽더냐? 살려내”, “(영업장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싹 다 무너졌다. 앞에서는 하하호호거리면서 뒤에서는 집요하게 선생님께 갑질해 가며 몇 년을 괴롭혔을 거 생각하면 소름”, “불매한다”, “왜 그러셨나요. 그분도 다른 분의 소중하고 귀한 자식이잖아요”, “우리 선생님 살려내” 등의 내용이 포함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2021년 12월, 초임 교사가 목숨을 끊은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은 2016년 경기 의정부 한 초등학교 부임해 2021년 5학년 담임을 맡았으나 그해 12월 생을 마감했다.
당시 학교는 교사의 사망 원인에 대해 교육청에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으나 유족 측은 교사가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학교 측의 책임 회피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계정주가 신상을 공개한 학부모는 이른바 ‘페트병 사건’의 당사자다. 수업 중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가 자신의 아이가 손을 다치자 항의 전화를 하며 고인에게 추가 보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고인이 학교를 휴직하고 군대에 갔으나 고인은 군대에서도 해당 학부모의 끊임없는 민원과 보상 요구에 시달렸다.
심지어 해당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직전인 2019년에도 고인에게 연락하여 ‘2차 수술을 해야 한다, 연락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지인은 이와 관련해 평소 술도 안 마시던 이영승 교사가 폭음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