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작된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까지 각오하며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갈길은 요원해 보인다. 대체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있는 서방 선진국들은 에너지 부족으로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산업 발전이 절실한 개발도상국들은 현실적으로 탄소 배출 기준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적으로 그나마 합의된 탄소 배출 대응조차 이 정도면, 이보다 더욱 큰 범주의 환경 보호는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적 합의나 국가 내 정책 형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 완주군의 한 사찰 내 신도들의 줄지어 서있는 광경은 앞으로 인류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 모습이었다.
신흥계곡 정화 활동 전 삼방사 입구 푸드트럭에는 플라스틱 컵이 존재하지 않았다. 주최측에서 혹여나 챙겨오지 않은 것 같아, 담당자에게 문의해보았더니 환경보호를 위해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왔다.
더 놀란 것은 줄선 150여 명의 신도들 모습이었다. 저마다 텀블러를 들고 땡볕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참으로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모두가 텀블러를 준비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가만히만 서있어도 땀이 가득해질 상황 속에서도 누구 하나 얼굴 찡그리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모습은 더더욱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요즘 종교인들의 범죄가 연일 부각되며 신뢰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불교는 호감도가 상승 중이다.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묵묵히 불편함을 감수하는 모습은 지금 불교가 왜 인기가 많아질까에 대한 정말 실질적인 현장의 답이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아이스티, 미숫가루, 오렌지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 메뉴의 향연 속에서 텀블러를 들고 기다리는 모습은 환경보호를 위해 진정으로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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