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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매년 수천억원 세금 회피…대책 안 나오는 이유

연간 법인세 6000억원 추산되나

매년 100억원 납부 그쳐

국세청과 행정소송 진행 중

‘디지털세’ 논의 미국 반대에 난항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인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로고 사진. ⓒAP/뉴시스

구글코리아의 수천억원 법인세 회피 의혹이 매년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도 그 대책이 나오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법인세 회피를 위해 매년 꼼수를 부리고 있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구글코리아의 연간 매출은 10조원 이상, 그에 따른 법인세는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나 회사는 매년 100억원대 법인세를 납부하는 데 그쳤다. 지난 5년간 구글코리아가 한국에서 낸 법인세는 총 663억원으로, 네이버가 같은 기간 납부한 법인세의 2.6% 수준이다.

구글은 주요 수익인 앱마켓 매출을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아시아퍼시픽 몫으로 회계 처리하며 국내 조세를 피하고 있다. 법인세율이 낮은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인 싱가포르에 구글플레이 서버를 두는 꼼수를 쓰면서다.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구글코리아 대표에게 관련 의혹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구글코리아가 주로 하는 일은 국내에서 광고를 재판매하는 것”이라며 “그에 관련된 매출을 국내에서 성실하게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익의 대부분인 앱마켓 인앱결제 매출에 대한 언급은 쏙 뺀 것이다.

정부가 이와 같은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지난 2020년 구글코리아에 법인세 6000억원을 추징했다. 구글 서버가 비록 외국에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구글코리아는 부과된 세액을 일단 전액 납부한 후 조세심판원에 불복심판 청구했다. 그러나 전액 기각되면서 행정소송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행정소송 중에도 추가적으로 법인세 추징이 가능하나 손을 놓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조세불복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또다시 세무조사에 나섰으나, 특별한 사유 없이 4~5년마다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외에서는 조세 회피 의혹을 받아온 글로벌 빅테크가 조세 당국과의 소송에서 패소하는 사례가 나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6년 애플에 체납 세금 130억유로(약 19조원) 납부를 명령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지나치게 낮은 법인세를 적용했다는 주장이었다.

애플과 아일랜드는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ECJ는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애플이 조세 회피처에서 지나치게 적은 법인세를 납부했다고 본 것이다. 구글코리아와 국세청간 소송을 진행 중인 국내 법원도 이와 같은 유럽의 판례를 따라갈지 관심이 모인다.

법적으로는 디지털세 도입이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디지털세는 고정 사업장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납세하도록 규정한 제도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협의체에서 디지털세가 논의되고 있으나 미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대하면서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

최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조세 회피 문제를 지적하자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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