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미래를 위한 마음으로”···벌금 대신 납부해 준 라페스타상인연합회장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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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 E동 앞에서 경찰의 오토바이 단속에 걸린 배달 라이더들에 대한 신원 조회가 진행 중이었다.

그 중 한 명의 라이더에 대한 신원 조회 중 벌금 2건을 미납한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경찰의 손에 이끌려, 즉각 인근 경찰서로 송치됐고, 의정부교도소로 이송돼야 할 상황을 맞았다.

이 모습을 보고 있었던 라페스타상인연합회 전종석 회장은 이러한 라이더의 처지와 상황을 듣게 되자, 너무나 놀라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해당 라이더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연이은 악재로 사업을 실패하면서, 가정이 송두리째 박살났고 배달을 하면서 어렵사리 딸 한 명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그 딸은 지금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으로 수능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라이더는 배달하면서 그 딸 하나만 보고 삽니다. 벌금 낼 돈이 있다면 냈겠지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감옥을 가면 6개월은 있어야 하는데, 그럼 우리 딸은 이 못난 부모만난 죄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전종석 회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전종석 회장은 “울먹이며 아무리 선처를 호소해도 법이 어디 그렇냐”며 “혼자 몸이라면 천번만번 노역을 살다와도 되는데 집에 혼자 남아 있을 딸 아이를 생각하면…”이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현장에서 해당 라이더의 가족과 친척, 소속 배달업체 사장 등에게 백방으로 도움의 손길을 호소해봤으나 돌아온 말은 “마음이야 돕고 싶지만 내 코가 석자”라는 아주 현실적이고 싸늘한 반응이었다. 그 사이에 라이더는 수감돼야 할 교도소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저도 라페스타 내 배달 라이더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가 주인입니다. 우리 라페스타 상인들의 상품을 배달하다가 일어난 일이니, 무관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전종석 회장은 라페스타상인연합회를 대표하는 입장으로서 그냥 넘어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주변 상인들의 걱정과 근심어린 말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벌금 600만 원을 대신 납부했다.

이렇게 라이더는 노역의 위기에서 구출돼 딸 앞에서 당당한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라이더는 연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머리를 조아리며 “조금씩이라도 갚겠다”고 했으며, 지금은 90% 가까이 갚은 상태다.

“자식을 키워 본 아비 마음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아무 것도 모르고 혼자 남을 딸 아이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다 났죠.”

최근 계속된 경기 참체로 상가주들이 힘들어, 상가들마다 임대 문의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전 회장 역시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알려진 전종석 회장의 선행 소식에 라페스타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찬바람이 불며 겨울로 다가서고 있는 이때 온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이러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직은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라페스타상인연합회 이정미 부회장(왼쪽)과 전종석 회장(가운데), 고양시소상공인연합회 박형민 사무국장(오른쪽)이 라페스타 빙츄르 일산점 가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종석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빙츄르(대표 전성현) 본사에 라이더의 딸이 대학교 진학에 성공할 시 장학금을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고, 현재 본사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또한 고양시소상공인연합회 박형민 사무국장 역시 연합회 차원에서 전종석 회장과 그가 이끌어가고 있는 라페스타의 상인들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천명했다.

가을의 막바지를 맞아 형형색색의 잎사귀들이 만발한 가운데, 이를 가뿐히 뛰어넘는 아름다움이 라페스타를 휘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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