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액만 1천억…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효자일까 계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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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사 데브캣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누적 1040억원 수혈

2017년 첫 공개 후 7년째 출시 미뤄져

던파·메이플처럼 IP 확장 성공할지 관심

넥슨 산하 개발 자회사 데브캣이 제작 중인 신작

넥슨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이 장기화하며 투입 비용 규모도 커지고 있다. 넥슨이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을 전담하는 자회사 데브캣에 수혈한 자금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IP(지식재산권)가 지닌 영향력에도 길어진 개발 기간과 한정적인 공개 정보로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6일 넥슨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24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데브캣에 총 580억원을 이자율 4.6%에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여하기로 했다. 이번 자금 대여는 데브캣이 지난해 10월 공시한 470억원에 대한 자금대여 연장을 포함한 금액이다. 넥슨이 110억원을 데브캣에 추가로 수혈한 것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데브캣이 넥슨코리아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총 1040억원에 이르게 됐다. 이는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다.

아직 투자 대비 성과는 미비하다. 개발 전문 자회사라는 성격 탓에 게임이 출시돼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적자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이 몇 년째 미뤄진 탓에 투입액만 계속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데브캣의 2023년 당기순손실은 266억원 수준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정식 서비스 한 달 만에 누적 가입자 수 620만명을 돌파한 흥행작 ‘마비노기’를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다. 캠프파이어, 던전 탐험, 채집, 악기 연주 등 마비노기만의 감성 콘텐츠를 철저히 구현하면서도 모바일 게임 특유의 편의성을 강화해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보다 깔끔하고 세련되진 카툰 렌더링 그래픽도 특징으로 내세웠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017년 마비노기 쇼케이스에서다. 당시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서 게임 콘셉트와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이 일정 부분 완성된 상태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듬해 국내 게임쇼 ‘지스타 2018’에서 시연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잠적을 감춰 개발이 엎어졌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으나, ‘지스타 2022’에 시연 버전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023년, 2024년에도 지속해 출시 계획을 밝혔으나 결국 공개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마비노기가 넥슨의 대표 장수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와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IP 확장 사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모바일과 블록체인에 이어 서구권 진출 작업에 한창이고, 던전앤파이터는 PC를 넘어 모바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후 세계관을 확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마비노기 모바일은 IP 확장의 첫 번째 사례로서 향후 사업 전략에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나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미디어 행사에서 “마비노기 모바일은 막바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찾아뵐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흥행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고유성을 살리면서도 모바일 플랫폼에 적절한 콘텐츠를 더하는 등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오래 소요되긴 하나 거듭된 출시 지연으로 빚어진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잘 해소하는 게 중요한 숙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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