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고에 안전관리 ‘공염불’…건설업계, 해빙기 앞두고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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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사고에 주의보…안전 관리 등 예의주시

지반침하·붕괴 위험↑…봄 사망 사고 2위

현엔, 모든 공사 현장 작업 중단 강력 조치

GS·롯데·DL건설 등도 현장 안전 관리 강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소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교각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연구원과 산업안전공단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이어 2주 만에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빙기를 앞두고 사고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현장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업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운정리 화양도시개발구역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추락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날 사고가 난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는 내년 초 준공 예정인 15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5일 발생한 서울 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로 주우정 대표이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재발방지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또 다시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번 안성 교량 붕괴 사고에 이어 잇달아 사망 사고가 발생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계 당국의 사고원인 규명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잇따른 안전 사고에 우려를 표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같은 시공사에서 두 번이나 이런 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다만 안전 절차를 준수해도 사고 현장에는 항상 변수가 있어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빙기에는 계절적 특성으로 건설 현장 사고 발생 건수가 늘어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온 상으로 지반이 약해지고 얼었던 구조물이 녹아 사고 위험이 커진다. 아울러 겨울에 중단됐던 건설공사가 재개되고 새로 착공되는 곳도 늘어나며 사고 건수도 함께 증가한다.

건설공자안전관리종합정보망(CSI)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신고된 건설 사고는 총 6768건으로 전체 사망자 수는 207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계절별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봄에 발생하는 사망자 수가 26%(54명)으로 여름(59명·28%)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최근 5년 간 발생한 건설 현장 사망 사고를 집계한 결과에서도 봄(27.1%·531명)에 발생한 건수가 가을(556명·28.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공사 규모 50억원 이상 800억원 미만의 건설 현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봄철 사망사고(114명)가 가장 많았다

이에 건설사들은 안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부터 전국 80여 곳 공사 현장 작업을 모두 중단하는 강력 조치를 내렸다. 안전 현황 점검 및 안전 대책을 재 수립한 뒤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공사 중단 기간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를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전국 현장의 모니터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과 영남권, 호남권 등 3개 권역에 안전 점검센터를 신설했다. 권역별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 위험 요소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중대 사고가 감지되면 작업중지권을 활용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선제적으로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 경영에 나섰다. 최근 어디서든 공사 기준을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자이북’을 선보였으며 AI 기반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를 개발해 외국인 근로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월부터 매월 첫째 주 목요일을 ‘안전 점검의 날’로 지정했다. 대표를 비롯한 전 임원진이 현장을 찾아 안전을 챙기고 있다.

DL건설은 지난 6일 전 현장에서 중대 재해 예방 선포식을 개최했다. 전사적으로 무재해 결의를 다지고 안전 절차 준수를 강조하는 한편, 해빙기 취약 시기 점검을 통해 중대 재해 없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근로자와 임직원들은 위험 요소 제거, 합동 안전보건 점검 실시 등 안전한 현장 조성을 위해 적극 동참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도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해빙기를 맞아 지난 6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약 2주간 전국 478곳의 철도 건설 및 시설 개량 현장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또 연말까지 전국 2만2000개소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취약 시기 정기점검과 사망사고 발생 현장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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