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은 멈추지 않는다…韓 게임사들 슈팅 장르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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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만든 기사 이미지 [사진: 챗GPT]
챗GPT가 만든 기사 이미지 [사진: 챗GPT]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슈팅 장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슈팅 게임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스팀 상위권 휩쓴 슈팅 게임…흥행엔 이유가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슈팅 장르의 강세가 뚜렷하다. 스팀 이용자 순위 상위권에는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EA의 ‘에이펙스 레전드’ 등 장수 슈팅 게임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슈팅 장르가 가장 인기 있는 장르로 꼽혔다. 특히 1624세에서는 63.2%, 2534세에서도 57.7%의 선호도를 보이며 젊은 연령층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사들이 슈팅 장르에 주목하는 이유는 검증된 게임성과 해외 시장 친화적인 구조 덕분이다. 슈팅 게임은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견고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고 장기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실제로 서든어택은 2005년,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여전히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실적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7182억원으로 전년대비 7.6% 늘었고, 영업이익도 4051억원으로 6.2% 증가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도 2017년 서비스 시작 이후 8년째 회사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았다. 특히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는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훨씬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크래프톤은 2018년부터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통해 게임 이용자 확대는 물론 스폰서십, 중계권, 티켓, 상품 판매 등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팬덤을 바탕으로 e스포츠로 확장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 역시 슈팅 게임의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슈팅 장르의 유행이 선순환 효과를 일으킬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정 장르가 유행하면서 다양한 게임이 등장하면 해당 장르 이용자들도 함께 증가해 시장 파이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사진: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사진: 스마일게이트]

국내 게임사, 슈팅 장르로 전략 전환 가속화

MMORPG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슈팅 장르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는 MMORPG 시장이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이 됐고, 유사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 등 슈팅 게임 강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는 것도 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미국의 슈팅 전문 스튜디오 엠티베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엠티베슬은 ‘퀘이크’, ‘콜 오브 듀티’, ‘둠’ 등 글로벌 슈터 게임 개발 경험을 보유한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사이버펑크 스쿼드 대전 슈팅 게임 ‘디펙트’를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한 후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슈팅 게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 ‘LLL’, ‘본파이어’, ‘타임 테이커즈’ 등 슈팅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며, 내년까지 총 6종의 슈팅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이후 차기 슈팅 IP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회사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슈팅 장르 ‘프로그래밍’, ‘아트’, ‘기획’ 전 직군 채용에 나서며 개발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공통 자격 요건으로 ‘관련 분야 10년 이상 실무 경험’을 명시해 업계 베테랑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은 생존 슈터 게임 ‘아크 레이더스’의 2차 사전 테스트를 마치고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로그라이트 액션 슈팅 게임 ‘섹션 13’을 오는 26일 정식 출시한다. 

국내 게임사들의 슈팅 장르 진출은 일시적인 트렌드 수용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MORPG에서 쌓아온 라이브 서비스 운영 역량이 뒷받침된다면, 슈팅 장르에서의 경쟁력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슈팅 게임은 반응 속도와 전략적 판단을 결합한 장르로, 특히 해외 시장에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게임사들의 이번 슈팅 게임 개발은 단기적 트렌드 대응을 넘어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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