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압박에 선 넘었나…엔씨, 카겜·엑스엘에 소송 강수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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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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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378,500원 ▼2,500 -0.66%)가 자사 대표작 리니지2M을 표절했다며 ‘아키에이지 워’ 개발사인 엑스엘게임즈와 퍼블리싱업체 카카오게임즈 (39,950원 ▼1,550 -3.73%)를 상대로 지난 5일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표절 사례를 추가 공개하는 등 공세를 더하고 있다. 엔씨는 아키에이지워가 ‘리니지라이크’라는 장르적 유사성을 넘어 게임 화면 구성 등 UX/UI(사용자경험)까지 동일하게 제작됐다고 비판했다.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1세대 게임 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만든 엑스엘게임즈의 표절의혹에 대체로 동조하는 목소리가 크다.

엔씨, 화면 구성에 텍스트까지… 린2M과 아키에이지 워 똑같다 지적

/사진=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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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6일 리니지2M과 아키에이지 워를 비교하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다. 엔씨가 표절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주무기와 부무기 등 2종 무기를 혼합하는 리니지2M의 고유 시스템 △일반-고급-희귀-영웅-전설을 지급하는 클래스(직업) 획득 방법 △같은 클래스(직업) 4장을 모아 상위 등급에 도전하는 합성 시스템 △클래스(직업)를 수집해 능력치가 강화되는 컬렉션 시스템 등이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엔씨는 특히 직업창 화면 구성이나 텍스트 내용 등이 똑같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게임 시스템에서도 전투 편의를 위한 타겟 스캐닝, 퀵슬록 등 시스템이 동일하며 △랭킹 시스템과 혜택 △PvP(유저 간 경쟁) 결과와 복수 및 조롱 등 이용자간 상호작용 △PvE(유저와 PC 간 대결) 매일 정해진 횟수만큼 신탁(의뢰)을 수행해 보상을 획득하는 부분 등 PvP·PvE 콘텐츠에서도 시스템과 UI를 모방한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사진=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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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UI 역시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환경 설정의 경우 항목과 표현이 대부분 같았다. 강화를 시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3가지 특수 아이템의 명칭과 무기 강화를 위한 주문서 3종의 효과도 일반(+1), 축복(+1~+3), 저주(-1)로 동일했다.

앞서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두게임이 ‘복붙’수준으로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유저는 “리니지2M의 다운그레이드 버전같다. 소송에 걸리는 마지노선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적자 두 배로 늘자 리니지 유저 노린 엑스엘게임즈…마니아층 지키기 나선 엔씨

게임업계는 엑스엘게임즈의 경영난과 이번 표절시비를 연결짓는다. 송 대표는 과거 리니지 개발을 이끈바 있으며 김택진 대표와 이견으로 독립한 뒤 엑스엘게임즈를 창업했다. 엑스엘게임즈는 2021년 출시한 달빛조각사 이후 신작 공백이 길었던 데다 달빛조각사가 초반 열풍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영업손실이 커졌다. 지난해 엑스엘게임즈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178억원, 영업손실은 두 배 늘어난 313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엑스엘게임즈가 마니아적 성격이 강하지만 가입자 유입시 일정 매출이 보장되는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눈독을 들였다는 분석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양대 앱마켓 게임 분야에서 매출 1~4위는 리니지M·리니지W·오딘:발할라 라이징·리니지2M으로 모두 리니지라이크였다. 특히 리니지 시리즈 게임 3종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엑스엘게임즈가 이용자 층이 약해 보이는 리니지2M 유저를 노린 것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지난해 리니지M은 복귀 유저를 집중 지원한 결과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1~3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리니지2M은 리니지M보다 2년 늦게 출시됐지만, 매출과 유저 감소폭이 더 크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2년 2월15일부터 지난 2월14일까지의 리니지M 매출은 42억3700만 달러, 리니지2M은 17억6500만 달러 수준이다.

리니지 의존도가 높은 엔씨로서도 예민한 사안이다. 엔씨의 매출은 수 년째 7할 이상이 리니지 시리즈에서 나오고 있다. 엔씨는 지난 2021년 웹젠의 R2M을 상대로 리니지M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여전히 공판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 발할라 라이징’까지 리니지라이크로 크게 인기를 끌자 내부 불만이 팽배해졌다. 지난해 출시된 넥슨의 ‘히트2’까지 리니지라이크로 성공하며 유저층을 잠식해왔다.

이에 IT업계의 거물인 카카오와의 마찰에 대한 부담감에도 불구,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 양사를 대상으로 소송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소된 엑스엘게임즈는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소장이 도착한 뒤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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