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vs 재개발, 뭣이 중헐까
2. 메달 따서 군 면제, ‘로또청약’까지
3. 한강뷰 동 ‘빼고’ 재건축?

“세계유산 싫어요”…주민들이 반대한 이유
서울 중구 주민 3500여명이 ‘한양의 수도 성곽’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반대하고 있어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인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이 돼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에요.
중구는 최근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 이코모스(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 주민 반대 의견서와 연명부를 전달했다고 밝혔어요. “주민 재산권과 정비사업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는 요청도 담았고요.
앞서 올해 초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등은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을 아우르는 ‘한양의 수도 성곽’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어요. 이 중 한양도성은 중구 광희문에서 다산동과 남산을 거쳐 숭례문으로 이어지죠.
문제는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개발 규제예요. 성곽 주변 100m가 완충구역에 포함되면 건축이나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해요. 완충구역 밖이라도 국가유산청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평가를 요구할 수 있고요. 평가는 통상 1~3년이 걸린다고 해요.
이에 따라 신당 9·10·13구역 재개발과 남산타운 리모델링, 광희동·DDP·서소문 일대 도심 재개발 사업에도 변수가 생겼어요. 다산동·장충동·신당동 일대 일반 건축물의 신축·증축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요.
중구는 남산 고도제한 완화로 오랫동안 묶여 있던 정비사업이 이제야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세계유산 등재가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요.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종묘 앞 세운4구역에서도 벌어지고 있어요. 서울시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가유산청은 종묘 경관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죠. 주민대표회의는 22년째 착공하지 못해 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어요.

메달 따서 군 면제, ‘로또청약’까지
아시안게임 이후 일부 선수의 언행을 계기로 불거진 병역특례 논란이 최근 ‘로또청약’ 특혜 논란으로 번지고 있어요.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아파트 특별공급 혜택이 도마 위에 오른 건데요.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기관추천 특별공급 기회를 부여하는 규정이 있어요.
국토교통부가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우수선수 특별공급 물량으로 총 328가구가 배정됐어요. 올해 64가구까지 더하면 총 392가구에 달하죠. 이 기간 ‘무주택’ 선수 154명이 청약을 신청해 86명이 당첨됐어요.
눈길을 끄는 건 이른바 ‘로또청약’ 단지도 포함됐다는 점이에요. 과거 분양한 강남 ‘디에이치자이개포’, 강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도 메달리스트 특공 물량이 배정됐어요. 디에이치자이개포의 경우 현재 시세가 37억원에 달해 당시 분양가(15억원)보다 20억원 넘게 올랐죠.
공공분양도 마찬가지에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우수선수 특공 당첨자 대부분이 경쟁자 없이 선정됐다고 해요. 하남 감일지구의 한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시세가 10억원가량 올랐어요.
1983년 도입된 우수선수 특별공급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어요. 하지만 40년 넘게 흐른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병역특례에 이어 아파트 특별공급 혜택까지 주는 건 ‘지나친 특혜’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요. 국토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제도 존치 또는 개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에요.

한강뷰 동 ‘빼고’ 재건축?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광진구 광장극동아파트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어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대형 평형 주민들이 재건축 방식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에요. 반대하는 동을 사업구역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제척 재건축’까지 거론되고 있죠.
광장극동은 1985년 준공된 1차와 1989년 준공된 2차를 통합해 최고 49층, 2049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갈등의 중심에는 1차 5동이 있어요. 5동은 1차에서 유일하게 전용면적 156㎡(54평)로 구성됐는데요. 대지지분이 크고 모든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에요. 일부 주민은 기존 위치에 재건축하고 사업비와 수익을 별도로 정산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어요.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려면 관련법에 따라 전체 구분소유자의 70% 이상과 각 동별 과반수 동의를 확보해야 해요. 광장극동은 전체 동의율 요건을 충족했지만 1차 5동 동의율은 31%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5동을 빼고 가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죠. 조합설립 주민협의체는 기존 정비계획을 바탕으로 5동 주민들의 동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면서도, 제척을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어요.
비슷한 사례가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에서도 있었어요.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5동 주민들이 감정평가 결과에 반발하면서 조합 설립이 지연되자 추진위원회가 공유물 분할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결국 5동을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죠.
제척 재건축은 주민 간 갈등으로 멈춰 선 사업에 돌파구가 될 수 있어요. 다만 사업성과 정비계획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부담도 있죠.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