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재 쌓이고 수시검사 늘고…정작 정기검사는?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에 착수한 은행 정기검사는 단 한곳에 불과했다. 앞선 검사의 후속조치 등 제재 건들이 쌓이고 수시검사가 늘어나면서 정기검사에 착수할 여력이 부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금융회사 검사 처리기간은 평균 237일이나 걸렸다.
최근 금융권 연쇄 해킹·정보유출에 따라 계획에 없던 현장검사·점검까지 더해지면서 결론에 소요되는 시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당국과 국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은행·금융지주 가운데 JB금융지주 및 전북·광주은행 단 한곳에 대한 정기검사에만 착수했다. 은행검사 2국 담당으로 은행검사 1국은 정기검사 단 한곳도 진행하지 못했다. 은행검사 1국은 하반기들어 지난 9월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이달 중으론 케이뱅크 정기검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 검사업무 운영계획 상 예정됐던 은행권 정기 검사는 금융지주까지 포함해 총 6회다. 지난해 계획한 10회보다 4회 줄었다.
앞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검사들이 켜켜이 쌓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검사를 너무 많이 했다”며 “이에 따른 제재가 쌓이다 보니 올해 계획한 정기검사가 늦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 은행의 경우 지주도 함께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업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비단 은행업권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도 지연되는 검사 처리기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실제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금감원 금융회사 검사 시작부터 결과 통보까지의 처리기간은 평균 237일이다.
2021∼2023년까지 평균 검사 처리기간은 110∼117일에 그쳤으나 2024년 153일에서 지난해 238일로 크게 늘었다. 5년새 124일이 증가한 것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복현 전 원장 시절 중간 검사 결과 발표도 검사 기간이 길어지게 한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금감원은 이 전 원장 체제 아래 36건의 중간 검사 결과 발표를 진행했는데 검사 종료를 지연시킨다는 지적이 따랐다.
이찬진 원장 취임 이후론 중간검사 결과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2022년 실효성 있는 검사를 위해 ‘종합 검사 및 부문 검사’ 체계를 정기·수시 검사로 전환했다.
이후 △2022년 정기 검사 26회, 수시 검사 546회 △2023년 정기 검사 29회, 수시 검사 633회 △2024년 정기 검사 23회, 수시검사 656회 △2025년 정기 검사 27회, 수시 검사 626회를 실시했다. 올해는 정기 검사 26회, 수시 검사 681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2024년 대비 2025년 정기 검사가 늘어난 이유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전자금융업자 검사가 추가돼서다.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의 검사 주기가 돌아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은행·금융지주 검사는 2~3년 주기로 진행된다.
올해는 금융권 연쇄 해킹사태로 금감원이 현장 점검 및 검사에 착수하면서 검사 횟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금감원은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 예가람·웰컴·OK저축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한창민 의원은 “검사 처리기간이 길어지면 금융회사와 임직원도 장기간 불확실성과 부담을 안게 된다”며 “검사 처리기간과 권익보호신청이 동시에 급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