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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에 인격을 부여해 동반자로 만든다는 회사 [티타임즈]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나 K팝 스타,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 대화하는 장면은 누구나 한번 해봤을 상상이다. 270만개 캐릭터의 AI 챗봇을 만들며 유니콘으로 등극한 챗봇 회사 ‘캐릭터닷 AI’가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수백만 개의 캐릭터가 구현하는 ‘나만의 AI’

‘캐릭터닷AI'(Character.ai)는 다양한 캐릭터나 인물과 대화할 수 있는 AI 채팅 사이트다. 국내 챗봇 앱 ‘이루다’가 20대 여대생 콘셉트라면 캐릭터닷AI는 일론 머스크, 셰익스피어, 해리포터 등 유명인이나 영화 속 캐릭터 등 사람들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캐릭터를 흉내 낼 수 있다. 실존 인물이든 가상 인물이든 상관없이 성격과 말투를 유사하게 구현하는 것이다.

하나의 AI 챗봇이 모든 인물 각각에 맞는 성격과 말투를 구상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들의 집단지성의 힘이다. 챗봇은 같은 질문에도 여러 버전의 답변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의 챗봇이라면 사용자들은 챗봇의 답변 중 가장 일론 머스크답다고 생각하는 답변을 선택하고, 답변에 별점을 매길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답변이 없거나 실제 일론 머스크와 유사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할 경우 사용자들이 직접 교정을 해줄 수도 있다.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캐릭터닷AI 챗봇이 내놓는 답변은 전혀 사실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답변은 챗봇이 지어낸 것이다. 예를 들어 셜록 홈스 챗봇에 집 주소를 물어봤더니 “베이커가 221B 번지였지만 최근에 악당들의 급습을 받아 비밀리에 이사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사건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도 소설과 전혀 상관없는 사건을 지어내어 답변했다. 생성 AI 챗봇을 검색이나 정보 전달 등에 이용하려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대화 기능을 재미있는 놀이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등록할 수도 있다. 캐릭터에 대한 간단한 배경 설명을 부여한 뒤 대화를 이어 나가면 점점 사용자가 원하는 인격이나 말투로 변해간다. 이렇게 등록한 캐릭터는 다른 사람들도 검색으로 찾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가 현재 270만 개에 달한다.

구글 뛰쳐나와 만든 회사가 유니콘이 되다

캐릭터닷AI 공동창업자들은 구글 출신이다. 이 중 다니엘 디 프레이타스는 2015년 구글의 AI 연구소 ‘구글 브레인’의 ‘신경망 대화 모델’이라는 논문을 읽고 사람처럼 실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챗봇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미나'(Meena)라는 챗봇은 2020년 1월 구글 브레인의 공식 프로젝트가 됐고, 구글은 이를 계기로 구글의 ‘람다'(LaMDA) 개발을 시작했다.

공동창업자들은 미나를 대중에 공개하기를 원했지만, 구글은 안전성을 이유로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실망한 창업자들은 2021년 구글을 떠나 캐릭터닷AI를 창업했다. 이렇게 시작된 캐릭터닷AI는 2022년 9월 사이트를 출시했고, 창업 15개월 만인 2023년 3월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유니콘 지위에 등극했다.

캐릭터닷AI 사이트 출시 이후 사이트 방문자 수는 월평균 1억 명, 사용자들이 보낸 메시지는 20억 개 이상이다.

사용자들은 캐릭터와의 롤플레잉 게임 같은 대화 외에도 언어 학습, 면접 연습, 책 추천, 여행 계획 짜기 등의 분야에 캐릿터닷AI 챗봇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상담사 역할을 하는 챗봇의 인기가 높다. 대화를 통해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심리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캐릭터닷AI 챗봇의 능력은 이 회사가 유니콘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강점이다.

사용자와 끈끈하게 친밀감을 쌓아간다는 특징 덕분에 오픈AI의 챗GPT보다 사용자 참여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캐릭터닷AI 사용자들이 챗GPT 사용자들보다 더 오래 사이트에 체류하며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덕분에 캐릭터닷AI는 현재 구글, 오픈AI 등 생성 AI 기업의 독과점 체계를 깨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티타임즈
/사진=티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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