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서비스 공세에 위기를 맞이한 구글. 창업자들이 모여 ‘코드레드’ 사태를 선포했던 구글이 드디어 반격의 칼을 빼들었다. 새로운 거대 언어모델을 탑재한 신규 AI 서비스를 발표하고, 내외부로 이원화 돼있던 인공지능 개발 조직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구글은 두 조직에 산개해있던 AI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차세대 거대 언어모델로 오픈AI, MS 연합군을 상대할 계획이다.
최근 구글은 개발자 행사 구글 I/O와 합병 발표를 통해 자신들의 AI 서비스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거대 언어모델 람다(LaMDA) 대신 새로운 언어모델 팜2(Palm2)를 기반으로 구글의 AI 서비스를 재편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향후에는 멀티모달(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악 등 혼합된 인터페이스로 정보를 주고 받는 것) 기능을 탑재한 ‘제미니'(Gemini)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할 계획도 밝혔다.
최근 구글이 발표한 AI 서비스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듀엣AI라고 하는 AI 어시스턴트다. 지메일, 슬라이드와 같은 구글의 생산성 도구를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온라인 상품 판매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낼 때 핵심 내용만 몇 줄 넣으면 알아서 이메일 형식으로 바꿔주는 식이다. 슬라이드를 만들 때 듀엣AI를 활용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넣을 수도 있고, 구글 미트에서 회의한 내용의 핵심을 정리해주기도 한다.
/사진=google |
두번째 서비스는 구글 포토의 포토 에디터다. 이미 찍고난 사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다. 날씨가 안좋으면 하늘을 파랗게 바꿔주기도 하고, 배경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인물만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 인물을 옮긴 후 비어있는 공간은 AI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채워준다.
마지막으로는 현실 공간을 완벽히 옮겨 놓은 구글맵이 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는 구글 맵은 현 교통상황을 고려해 도로 위에 얼마나 자동차가 꽉 차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날씨도 반영해 보여준다.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을 때 마치 내가 그 길을 미리 직접 가보듯 실사 형태의 3D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구글은 제미니(Gemini)라고 하는 새로운 거대 언어모델도 발표했는데 이 모델 개발은 구글의 통합 AI 조직인 구글 딥마인드가 맡게 된다. 구글 딥마인드는 구글의 자체 AI 조직인 구글 브레인과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합병해 탄생한 조직이다. 과거 구글 브레인은 천재 개발자라 불리던 제프 딘이 맡아왔다. 1999년에 구글에 입사해서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머신러닝 라이브러리 텐서플로우 등을 개발했다. 구글은 개발자의 경력과 실력을 바탕으로 레벨을 부여하는데 제프 딘은 구글에 두 명 뿐인 레벨11 개발자 중 한 명이다.
이번 조직 통합으로 인해 제프 딘은 조직 리더 타이틀을 내려 놓고 자신의 최대 장점인 실무 개발 역할로 돌아가게 된다. 제미니 개발에 직접 나서는 그에게 구글은 ‘수석 과학자’라는 직급을 부여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로 유명세를 떨친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가 맡게 된다. 하사비스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이 개최한 행사에 출연해 “인간의 지능에 맞먹는 일반 인공지능 기술이 수 년 내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사비스가 이끄는 구글 딥마인드는 오픈AI의 GPT를 뛰어넘는 거대 언어모델을 만들어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 중인 제미니는 GPT-4처럼 멀티모달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멀티모달이 지원되면 AI가 사진 속 정보를 해독해 글을 쓴다거나 매출 장표를 본 뒤 그래프와 분석 글을 만들어줄 수도 있게 된다. 구글은 지메일, 구글 맵, 구글 포토, 안드로이드 등에 제미니의 멀티모달을 적용해 MS의 코파일럿에 대항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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