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로부터 약 63광년 떨어진 WD 외계행성 2개에 마루와 아라라는 한국 이름이 붙었다. / 사진=한국천문연구원 |
지구로부터 약 63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에 ‘마루'(Maru)와 ‘아라'(Ahra)라는 한국 이름이 붙었다. 1광년은 빛이 1년간 날아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에 달한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 우주에 있는 다른 별(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다. 앞으로 마루와 아라는 과학적 명칭과 함께 고유명사로 사용된다.
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IAU(국제천문연맹)는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에 이름이 붙은 외계행성은 향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할 대상이다. 최고 성능 망원경으로 우주의 기원과 외계 생명체 존재를 찾고 있다.
IAU는 지난해 10월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공모 시작 시점부터 한 달간 예선심사를 거쳐 총 32개 이름을 추려냈다. 이어 천문학자들이 각종 평가를 통해 이름 2개(마루·아라)를 선정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91개국에서 603개 이름이 제안됐다.
평가 결과, WD 외계행성계 중 WD 0806-661과 WD 0806-661 b에 각각 마루와 아라 이름이 붙게 됐다. WD 외계행성계는 지구와 약 63광년 떨어져 있으며 남쪽 하늘 별자리인 날치자리에 위치한다.
WD 0806-661은 태양 질량의 약 0.6배이며 WD 0806-661 b는 목성보다 약 8배 무거운 외계행성이다. 항성과 행성과의 거리는 약 2500AU(1AU=1억5000만㎞, 태양과 지구 간 평균 거리)에 달한다.
이번에 이름을 제안한 이들은 바로 국내 고등학생들이다. 이지우·김수민·김도연 서울 동덕여고 학생은 “항성과 외계행성 이름으로 하늘이 연상되는 단어인 마루와 바다가 연상되는 단어인 아라로 지어, 천문학을 통해 환경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 제안했다”고 입을 모았다.
에릭 마마젝(Eric Mamajek)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 운영위원회 의장은 “천문학자들은 전화번호처럼 행성 목록표를 사용하고 있는데 발견되는 행성의 수가 늘면서 우리 태양계 행성들과 같은 이름의 필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며 “이번에 전 세계인들의 창의력이 모여 외계행성에 뜻깊은 이름들이 명명돼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데브라 엘메그린(Debra Elmegreen) IAU 회장은 “이번 공모전은 학생과 교사, 천문학을 좋아하는 일반인 그리고 천문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협력하고 참여해 모두의 밤하늘이라는 IAU의 임무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IAU 공모전은 2015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됐다. 한국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했으며 당시 백두(Baekdu)와 한라(Halla)가 외계행성계 이름으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