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부터 신진 과학자 육성을 위해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사업’을 개시한다. / 사진=뉴시스 |
정부가 차세대 과학자 15명을 선정해 매년 2억원 내외 연구비를 총 10년간 지원한다. 이른바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사업이다. 도전·혁신 연구를 추구하는 과학자에게 한 가지 연구 주제만 장기간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오후 3시30분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한우물파기 기초연구에 선정된 연구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 간담회 전 정부의 기초연구 정책을 공유하고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사업을 설명했다.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사업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이종호 장관이 직접 드라이브 걸고 있는 프로젝트다. 기초과학 한 분야에서 오랜 지식을 쌓아야 기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개인적 경험 때문이다. 이 장관은 ‘한우물파기’라는 작명도 직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그는 인텔보다 먼저 3차원 반도체 소자 기술인 ‘벌크 핀펫'(Bulk FinFET)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 표준으로 반도체 업계 패러다임을 바꿨다. 10년 이상 한 가지 연구만 몰입해 만들어 낸 성과였다.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제가 반도체 분야에서 인텔보다 먼저 벌크 핀펫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한 가지 연구 주제를 장기간 연구했기 때문”이라며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사업을 통해 후배 연구자들이 원하는 연구에 장기간 몰입해 세계적 성과를 창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평균 연령 41세, 차세대 과학자 15명…연 2억원 내외 연구비 10년간 지원
과기정통부는 박사학위 취득 15년 이내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사업 신청을 받았다. 과학자 207명이 최종 신청했으며 각종 심사를 거쳐 15명을 추려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1세에 불과하다. 과학자 15명은 앞으로 연 2억원 내외 연구비를 총 10년간 지원받는다.
이날 간담회에선 김유형 서울대병원 교수와 김영기 POSTECH(포항공과대) 교수가 한우물파기 장기 연구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김유형 교수는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 과정을 밟은 이후 의사과학자로 방향을 틀어 주목받았다.
김 교수는 이날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지원 배경으로 “환자에게 적용가능한 지식을 생산하고 진료 현장에서 나타나는 이상 현상의 이유를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가 선배 연구자로서 태양전지 분야에서 ‘한우물 연구’를 통해 세계적 연구 성과를 창출한 경험과 비결을 공유했다. 이 장관 역시 반도체 분야 한우물 연구를 수행한 선배 연구자로서 후배 연구자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전달했다.
아래는 이날 간담회 참석 신진 과학자 13명(2명은 국외출장으로 불참). △강동원(중앙대, 1983) △김영기(POSTECH 1982) △김유형(서울대병원 1986) △박상욱(서울대 1988) △서정필(DGIST 1979) △이동현(POSTECH 1983) △이보경(동아대 1981) △이윤희(서울대 1977) △이정현(충남대 1985) △정충원(서울대 1983) △차옥균(성신여대 1981) △차효정(경북대 1985) △표석훈(UNIST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