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루프 에이트’.
그런데 이 게임은 비주얼 노벨도 아니고 롤플레잉도 아니고 좀 독특하며 취향을 탈만한 게임이다. 일단 게임의 기본은 일본의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니니는 8월 한달을 반복하며 인류를 위협하는 케가이와 전투를 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게임은 마치 플레이스테이션 1 시절 소수 매니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퍼레이드 마치’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실제로 이 게임은 ‘건퍼레이드 마치’를 개발한 시바무라 유리가 스토리와 게임 디자인 등에 참가했다. ‘루프 에이트’는 타이틀명에서 알 수 있듯 루프물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도중 언제나 루프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처음 시작할 때보다 좀더 유리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그 대신 반복적인 게임 전개가 펼쳐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게임이 지루해 질 수 밖에 없다.
주인공 니니는 1983년 8월, 일본의 시골마을에서 친척과 지내며 학교를 다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평범한 생활을 하게 된다. 마을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과 관계도를 올리고 학업이나 체력 단련도 해야 한다. 이 게임은 현실의 1초가 1분으로 흘러가며 새벽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을 어딘가에 잠복 중인 케가이의 숙주와의 전투에 대비해야 한다.
이 게임은 반복 플레이가 필수인 게임이다. 던전의 보스방 열쇠를 하는 곡옥을 모으기 위해서는 결국은 높은 호감도가 필요하고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호가 필요하다.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능력치와 호감도가 모두 초기화되지만 일정한 호감도와 능력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가호다. 가호는 다른 캐릭터와 동행하면서 필드를 돌아다니며 수상한 곳을 조사하다보면 얻을 수 있다. 전투는 3명이 참가하며 주인공 이외의 2명은 자동으로 플레이가 이뤄진다. 다만 동료가 사망하면 그 캐릭터는 해당 루프에서는 두번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마치 JRPG처럼 전투의 비중이 높은 것 같지만 사실 이 게임의 메인은 비주얼 노벨 스타일의 캐릭터와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계속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대화를 하다 보면 지겨워 진다. 그리고 다시 루프를 해도 또 다시 대화를 반복한다. 그래서 이 게임의 진행은 90%는 캐릭터간의 대화라고 할 수 있고 전투의 비중은 10% 수준으로 낮다.
한편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 플레이했는데도 프레임이 끊어지고 로딩도 자주 발생한다. 로딩은 스위치로도 함께 출시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할 수 있겠으나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애니메이션 느낌을 주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프레임 저하 때문에 움직임이 자연스럽지가 않다. 이 게임은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루프물답게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게임 구성도 단조롭다. 루프물 영화인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같은 경우는 반복적인 장면을 점점 것어내면서 지루함을 덜어주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반면 예쁜 배경 그래픽과 캐릭터 디자인은 뛰어난 것은 마음에 든다. 이 게임은 비주얼 노벨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도전해 볼만할지도 모르겠고 빠른 전개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