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가루만 날리는 줄 알았는데…” 소나무에서 지금 가장 많이 찾는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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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소나무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소나무 자료사진. / 위키푸디

봄이면 어김없이 공기 중에 노란 가루가 떠다닌다. 유리창과 자동차 위를 뒤덮고, 마스크 안에서도 느껴지는 이 노란 가루는 바로 송화가루다.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가루가 나오는 소나무는 봄철 자연이 주는 귀한 자원이기도 하다.

이맘때 산을 걷다 보면 가지 끝에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아 있는 작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꽃이 바로 소나무의 수꽃이다. 꽃이 완전히 피기 전, 마치 벌레처럼 생긴 이 부분에서 송화가루가 뿜어져 나온다. 송화가루는 공기 중으로 퍼지며 수정에 관여하고, 수정된 암꽃은 1년 반이 지나 솔방울로 자란다. 소나무는 열매를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나무다.

알고 보면 귀한 식재료… 소나무에서 얻는 것들

솔순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솔순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소나무 하면 단단한 목재나 조경용 나무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 안에는 숨겨진 식재료가 있다. 그중에서도 봄철에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솔순이다. 수꽃이 완전히 피기 전 채취하는 이 솔순은 민간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여 왔다. 하지만 그대로 먹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먼저 잘게 썰어 맑은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송진이 빠지며 섭취 시 자극을 줄여준다. 이후 바짝 말려서 보관하거나, 차로 우려 마시거나, 가루로 갈아 먹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솔순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솔순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솔순에는 테레빈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 성분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통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피에긴산이라는 성분도 포함돼 있는데, 이 성분은 체내 니코틴 배출을 촉진한다.

해독 기능이 있어 흡연자에게 특히 좋으며, 항균 작용을 통해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의 가려움을 완화하는 데 효과를 보인다. 실제로 꾸준히 섭취하면 피부 상태가 점차 개선된다는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솔순은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걸 줄여주고, 흰머리가 검은 머리로 바뀌는 데도 일부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눈과 귀가 밝아진다는 표현도 있지만, 이는 일종의 전통적인 민간 경험담에서 비롯된 말이다. 실제로 인체 전체 순환을 도와주는 식물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솔잎까지 활용… 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솔방울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솔방울 자료사진. / 위키푸디

소나무에서 채취할 수 있는 건 솔순뿐만이 아니다. 솔잎도 귀한 자원이다. 채취할 때는 가지에 붙은 거친 부분을 제거하고, 중간의 매끈한 부분만 골라 쓴다. 찜통에 살짝 쪄내면 향이 더 부드럽고, 바짝 말려서 가루로 활용하거나 차로 우려 마실 수 있다. 솔잎은 고기 요리에 곁들이면 잡내를 줄여준다.

특히 삼겹살을 구울 때 솔잎을 깔아 굽는 방식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조리법이다. 밥을 지을 때 넣으면 은은한 향이 퍼지며, 잎의 풍미가 밥알 사이에 스며든다. 다만 이 역시 아무나 먹어선 안 된다.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알레르기 체질이라면 먼저 소량으로 테스트해 보고, 몸에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활용하는 게 좋다.

직접 산에서 채취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땅 주인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가져오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채취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송진이 많아지고, 섭취 시 구강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또한 송진 냄새가 강하게 남을 수 있어 섭취 시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시중에는 이미 손질이 완료된 솔잎 제품도 많다. 가루 형태로 가공된 제품부터, 환으로 만든 형태까지 다양하다. 향이나 질감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런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턱대고 먹기보다는,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춰 천천히 섭취해보는 것이다.

소나무는 단순한 조경수나 목재용 나무가 아니다. 봄바람을 타고 날리는 노란 가루에서부터, 뿌리와 잎, 꽃과 솔방울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특히 솔순은 지금 이 시기에만 채취할 수 있는 귀한 식재료다. 몸에 부담 없이 즐기려면 손질과 보관을 정확히 하고, 섭취 전에는 꼭 내 몸에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노란 송화가루를 불편하게만 느꼈다면, 이제는 그 안에 숨겨진 자연의 힘에 눈을 돌려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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