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못 했다…” 삼겹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사실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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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

삼겹살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
삼겹살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

초여름 바람이 불면, 불판 위 고기가 빠질 수 없다. 숯불이든 가스불이든 삼겹살의 고소한 냄새가 퍼지면, 자연스레 소주 한 잔도 곁들여진다. 한국에서 삼겹살은 단순한 고기를 넘어 일상의 의례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이 삼겹살, 사실 잘못 알려진 이야기들도 많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6가지에 대해 살펴보자.

1. 삼겹살의 기원은 아직도 불분명

삼겹살이 언제부터 국민 고기로 불리게 됐는지는 명확한 기록이 없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 중 하나는 1960년대 중반 이후, 소주 가격이 내려가면서 술안주로 저렴한 돼지고기가 인기를 끌었다는 이야기다.

다른 설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슬레이트 위에 고기를 올려 구워 먹던 것에서 출발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1970년대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시기, 퇴근 후 광부들이 몸을 풀기 위해 삼겹살을 자주 먹으며 퍼졌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것 하나도 확실한 기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삼겹살은 여러 시대적 상황이 겹치면서 점차 일상 속 국민 고기로 자리 잡았다.

2. 덜 익혀도 괜찮다는 말, 절반만 맞다

삼겹살을 불판에 굽고 있다. / photohwan-shutterstock
삼겹살을 불판에 굽고 있다. / photohwan-shutterstock

요즘은 고기를 살짝 덜 익혀 먹는 경우도 흔하다.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야 한다’는 통념에 반기를 드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예전과 달리, 지금은 덜 익혀도 큰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1980년대까지는 사육 환경이 지금보다 열악했고, 기생충 감염도 적지 않았다. 트리키넬라와 같은 기생충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돼지고기는 반드시 익혀야 한다는 경고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지금은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사육 시스템 덕분에 위험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삼겹살은 지방 함량이 높다. 겉만 익히고 속이 덜 익으면 식감이 질기고 맛이 떨어질 수 있다. 기름이 제대로 빠지지 않으면 느끼함도 배가 된다.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라도 충분히 익히는 것이 좋다.

3. 삼겹살 지방, 과연 무조건 해로울까

생 삼겹살 자료 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
생 삼겹살 자료 사진. / Hyung min Choi-shutterstock

고지방 음식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삼겹살을 멀리하는 이들도 있다. 삼겹살에는 포화지방이 많고,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 권장량인 15g 수준의 포화지방은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다. 삼겹살 1인분(약 150g) 정도가 그 수준에 해당한다. 무턱대고 지방을 피하기보다, 채소와 함께 균형 있게 섭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다만, 조리 방식은 주의해야 한다. 기름을 너무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면 산화돼 발암물질이 생길 수 있다. 삼겹살은 중불에서 천천히 익혀야 맛도 살고 더 안전하다. 센불에서 굽는 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4. 삼겹살은 한국만의 음식이 아니다

삼겹살 하면 한국 고유의 문화처럼 여겨지지만, 이 부위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소비된다. 중국에서는 동파육이라는 요리로 유명하다. 간장, 술, 향신료를 넣고 오랜 시간 푹 끓이는 음식이다.

일본에선 ‘쇼가야키’라 불리는 생강구이가 대표적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삼겹살을 염지한 뒤 훈연해 베이컨으로 만든다. 독일, 체코 같은 곳에서는 훈제 삼겹살을 술안주로 즐기기도 한다.

단, 한국처럼 테이블 중앙에서 직접 구워 먹는 문화는 드물다. 굽는 행위 자체가 식사의 핵심이 되는 문화는 한국에서 더 뚜렷하다. 즉, 삼겹살은 고기 자체보다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문화가 달라지는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5. 미세먼지를 씻어낸다는 주장은 속설일 뿐이다

유튜브 ‘채널A News’

미세먼지가 심한 날, 삼겹살을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고기 기름이 목 안의 먼지를 씻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미세먼지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건 아니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워낙 작아 한 번 몸속에 들어가면 일주일 이상 몸에 남는다.

이런 이야기는 1970년대 탄광촌에 삼겹살집이 많았던 이유와도 연결된다. 당시 광부들이 먼지를 털어내듯 고기와 술로 피로를 풀었고, 그런 경험이 소문처럼 퍼져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다. 기름이 먼지를 씻어낸다기보다, 고기를 먹고 술을 곁들이면서 속이 편해졌다는 심리적 인식에 가깝다.

6. 머리 자른 날엔 삼겹살? 기분 탓이다

삼겹살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
삼겹살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

이제는 거의 유머처럼 쓰이는 말이지만, 머리 자른 날에는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는 말도 근거 없는 속설이다. 미용실 다녀온 뒤 목이 간질거릴 때 삼겹살 기름이 먼지를 씻어낸다는 주장도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과거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삼겹살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굽는 소리, 고소한 기름 향, 고기 냄새, 식감, 그리고 그 위에 곁들여지는 반찬까지. 눈과 귀, 코와 입이 동시에 반응하는 이 음식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흔하지만 깊고, 일상적이지만 늘 기다려지는 음식. 삼겹살은 그렇게 한국인의 식탁 한켠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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