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뭉치 같은데…” 알고 보면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한국 해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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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힌다.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우뭇가사리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힌다.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우뭇가사리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힌다.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다양한 식재료 중에서도 바다에서 나는 천연 식품, 해조류가 주목받고 있다. 섬유질과 비타민, 요오드 같은 필수 성분이 풍부해 ‘바다의 영양제’라 불릴 만큼 몸속을 가볍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크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해조류가 하나 있다. 열량은 거의 없지만 포만감은 크고, 조리 방법에 따라 시원한 묵으로 만들어 더운 날씨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한 그릇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지만, 칼로리에 대한 걱정은 줄여주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힌다. 그 이름은 바로 ‘우뭇가사리’다.

겨울이 되면 녹아버리는 ‘우뭇가사리’

우뭇가사리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우뭇가사리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우무, 천초, 까사리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우뭇가사리는 홍조식물 우뭇가사리과의 바닷말이다. 주로 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에 분포한 이 해조류는 조간대 중부 및 하부의 바위에 주로 서식한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정약전이 저술한 ‘자산어보’에도 기록이 남아있는데, 끓인 다음 식히면 얼음처럼 굳는다 해서 ‘해동초’라고 불렀다.

우뭇가사리는 검은색에 가까운 적색 또는 보통의 적색을 띠고 있으며, 가는 줄기가 여럿 붙어서 흡사 머리카락 뭉치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다 자라면 그 길이가 약 10∼30cm 정도 되며, 주축의 너비는 1mm 정도로 가늘다.

여러 해를 살 수 있는 다년생이라 계절에 상관 없이 생존할 수 있지만, 여름의 번식기가 지나면 본체의 상부는 녹아 없어진다. 이후 겨울에는 하부만 남아 있다가 다음해 봄에 다시 새싹이 자라난다.

예로부터 훌륭한 식재료로 쓰인 우뭇가사리 먹는 법

우무 무침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우무 무침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초봄부터 늦여름까지가 제철인 우뭇가사리는 예로부터 우리 조상의 훌륭한 먹거리로 쓰였다.

우뭇가사리는 그냥 먹는 경우도 있지만, 채취 후 가공해 저장해뒀다가 묵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우뭇가사리를 끓여 굳힌 묵을 ‘우무’라고 하며, 이를 장기간 보관하거나 사용하기 쉽게 가공한 것이 ‘한천’이다.

한천은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나오는 즙을 분리하여 응고시킨 다음 이를 다시 동결 및 융해, 탈수, 건조, 정제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만든다.

이렇게 손질한 우뭇가사리나 한천은 무색, 무미, 무향으로, 이에 따른 식재료로서의 활용도도 높다. 다른 부재료와 함께 응고될 수 있는 능력이 높아 사용이 쉽고, 응고물도 단단해서 쉽게 뭉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경남 지역에서는 우뭇가사리로 국을 끓여 먹는다. ‘까시리국’이라고 부르는 이 국은 된장을 푼 시래깃국에 조갯살과 우뭇가사리를 넣고 끓여 만든다. 또한 고추장 속에 넣어 두었다가 맛이 든 뒤에 꺼내 먹는 우무장아찌가 있으며, 우무를 채쳐서 양념한 우무채로도 먹는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 허균이 귀양살이 중 집필한 음식 품평서 ‘도문대작’에도 우뭇가사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용해시킨 후 차게 식히면 묵처럼 엉긴다”고 서술했다.

해외에서도 우뭇가사리와 한천은 식재료로써 자주 사용됐지만, 식사용 요리보다는 주로 음료나 간식을 만드는 데에 더 자주 쓰였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채쳐서 콩국에 띄워 청량음료로 사용했고, 일본에서는 물방울떡이나 코하쿠토 등의 간식을 만드는데 한천을 사용한다.

현대 산업에서도 폭넓게 사용되는 우뭇가사리

한천을 활용한 배지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한천을 활용한 배지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현대에도 우뭇가사리는 각종 식품에 사용되는데, 아무 맛도 없고 젤라틴처럼 잘 굳는다는 점을 이용해 젤리를 만드는 데에도 쓰인다. 젤라틴을 사용한 젤리는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이 강하지만, 한천을 사용한 젤리는 식감이 조금 밋밋하고 부드럽게 갈라진다.

칼로리가 낮고 특별한 맛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곤약처럼 다양한 다이어트 식품에도 활용된다. 특히 한천을 이용해 만든 우무는 차가운 음식에 어울려 화채, 콩국, 묵 요리는 물론 양갱 같은 간식에도 쓰인다.

우뭇가사리와 한천은 식재료로써의 용도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생물학 연구에 필수적인 배지를 제작하는 데에 한천이 사용된다.

또한 우무의 구성 성분인 아가로오스는 겔 전기영동에 사용되는 매트릭스의 재료로도 쓰이며, 농업용 살충제나 미용, 공업용으로도 널리 사용되는 등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제격인 우뭇가사리의 효능

말린 우뭇가사리. / Ayagao-shutterstock.com
말린 우뭇가사리. / Ayagao-shutterstock.com

우뭇가사리에는 미네랄, 요오드, 칼륨 등의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이 영양소들은 열량은 없으나 포만감을 줘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변비에도 좋다.

게다가 고혈압, 지방관련 물질, 체내 중금속의 배출을 돕고, 피를 맑게 하며,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좋다.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각종 무기물을 제외하면 영양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식사 대용으로 장기간 섭취하기에는 어려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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