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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를 세운 견훤을 따라 맛보는 당일치기 전주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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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교] 후백제 역사를 따라가는 전주 여행 코스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남천교] 후백제 역사를 따라가는 전주 여행 코스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전주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한 왕의 꿈이 처음 움트던 자리라는 걸 알게 됩니다. 통일신라 말, 나라의 기운이 흔들리고 백성들의 마음이 흩어지던 그 시기. 누군가는 몰락을 바라봤지만, 또 누군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주먹을 꽉 쥐었죠.

그 격변의 중심에서 등장한 인물이 바로 후백제의 건국자, 견훤. 그는 완산주, 지금의 전주를 터전 삼아 900년에 마침내 새로운 왕국을 세웠습니다. 낡은 질서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나라를 일으켰던 그 기세와 결기는 지금도 전주의 골목 곳곳에 남아 있어요.

그래서 이번 전주 여행 코스는 단순한 먹방 하루치기가 아니라, 천년 전 이 땅에서 시작된 용기와 야심의 흔적을 따라 걸어보는 시간입니다. 옛 성의 자취가 길 위에 남은 곳, 후백제의 숨결이 살짝 스며 있는 풍경, 그리고 전주만의 고요한 기운까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이 도시를, 이제 천천히 걸어볼 차례입니다.

후백제의 도읍 완산

후백제 기와조각 유물 / 사진=비짓전주
후백제 기와조각 유물 / 사진=비짓전주

견훤이 그가 나라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 바로 완산, 지금의 전주예요. 북쪽으로 건지산이 다정하게 기대고, 남쪽으로 완산칠봉이 감싸 안고, 그 사이를 전주천이 유유히 흐르는 지형. 외세를 막기에도 좋고, 논과 들이 넓게 펼쳐져 있어 먹을 걱정 없는 자리였죠. 다시 말해, 나라를 세울 만한 자리 복이 있는 땅이었습니다.

900년, 견훤은 이 완산주를 근거지로 후백제를 세우며 “다시 한 번 백제의 시대를 열겠다”는 꿈을 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전주는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왕국의 심장이 됐고, 정치·군사·문화가 몰려드는 진짜 수도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40여 년 동안 후백제는 호남을 중심으로 당대 최강의 세력 중 하나로 성장했어요. 신라의 수도 경주를 공격할 정도로 거침없던 나라. 결국 역사의 흐름은 고려로 향했지만, 견훤이 완산에서 꾸었던 꿈만큼은 이 도시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전주가 ‘천년 왕도’라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은 것도 이상하지 않죠.

지금부터 우리가 걸어볼 전주는 그런 왕도의 흔적을 조용히 품은 도시입니다.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풍경 사이사이에서 ‘이곳이 누군가의 수도였던 도시구나’라는 기운이 은근히 묻어납니다.

동고산성 & 동고사

동고산성 / 사진=비짓전주
동고산성 / 사진=비짓전주

✅동고산성

전주 사람들도 자주 찾는 동고산, 정상에 서면 그냥 ‘좋은 전망대’가 아니라 천년 전 왕의 도시를 내려다보는 자리가 됩니다. 동고산성은 통일신라 말기에 처음 만들어졌고, 견훤이 수도 완산을 지키기 위해 후백제 시기에 다시 다듬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동고산 전체를 감싸는 석축 성곽은 길이가 약 3km에 달하는데, 지금 걸어보면 ‘아, 이 정도면 수도 방어선으로 충분했겠다’는 감이 와요. 산에 오르는 동안 옛 성터 조각들이 불쑥불쑥 나타나고, 정상에 닿으면 전주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후백제 왕도의 지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최근 발굴에서는 ‘全州城(전주성)’이라고 새겨진 기와 조각(국립전주박물관 소장)과 후백제 토기, 건물지 흔적 등이 확인돼, 전주가 실제로 후백제의 수도였다는 직접적 근거로 손꼽혀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길이 견훤이 완산을 바라보며 세상을 다시 그리던 바로 그 지점이라는 거죠.

동고사에서 바라본 전주 야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범용
동고사에서 바라본 전주 야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범용

✅동고사

동고산성 북쪽 자락에 자리한 동고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주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절’로 사랑받는 곳이에요. 전해지기로는 견훤이 나라의 안녕을 빌며 세웠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절이 품고 있는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왕도의 기운을 담고 있습니다.

오래된 석탑, 세월이 묻은 전각, 절집을 감싸는 숲길 등 딱히 꾸며놓지 않았는데도 “아, 여긴 천년 전에도 누군가 마음을 다져갔던 자리구나” 싶은 기운이 흐릅니다.

특히 숲길을 따라 위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소리도 바람도 잦아든 작은 공간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마치 후백제 왕도의 신령한 숨결이 남아 있는 듯한 고요함이 있어요. 전주 여행 코스 중 잠시 멈춰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딱 좋습니다.

낙수정

낙수정 / 사진=비짓전주@국립전주박물관
낙수정 / 사진=비짓전주@국립전주박물관

동고사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낙수정. 견훤이 후백제를 세운 뒤에도 민심과 권력의 갈등 속에서 이곳에 올라 마음을 달랬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예요. 현재는 정자 건물은 사라지고, 낙수정마을이라는 지명만 남아있죠.

그러나 이 자리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청동 범종은 낙수정이 천년 전부터 이 지역의 역사 속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랍니다.

완산칠봉

완산칠봉에서 바라본 전주 / 사진=비짓전주
완산칠봉에서 바라본 전주 / 사진=비짓전주

전주의 남쪽을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완산칠봉은 이름만 들어도 왕도의 지세를 떠올리게 하는 산이에요. 정확한 문헌이 남아 있는 건 아니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견훤이 도읍지를 정할 때 이 칠봉을 경계로 삼았다고 하죠.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일곱 개의 봉우리가 부드럽게 이어지며 하나의 큰 에너지를 이루고 있어, 예전 사람들에게 ‘왕의 기운이 모이는 자리’라는 상징이 자연스럽게 생겼을 법합니다. 지형적으로도 완산칠봉은 후백제 도성의 남쪽을 받쳐주는 천연 요새 역할을 했어요.

동고산성과 함께 완산의 방어선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죠. 오늘날에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전주 시민들이 가볍게 오르기도 하고, 전주 여행 코스 입장자에서는 맑은 날 올라가면 전주의 원형 지세와 천년 왕도의 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덕진연못

현재의 덕진 연못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찬영
현재의 덕진 연못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찬영

전주의 북쪽을 대표하는 공간은 단연 덕진연못입니다. 지금은 덕진공원의 중심이자 시민들이 산책하고 자전거 타는 여유로운 곳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 연못에도 은근히 왕도의 이야기가 스며 있어요.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면, 견훤이 전주의 북쪽 기운을 안정시키기 위해 늪을 파서 연못을 만들었고, 이는 수도의 풍수를 바로잡기 위한 뜻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정확한 기록이나 유물로 확인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천년 동안 전주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주의 세계관과 상징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덕진연못은 전주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한 공간이에요.

단오 때면 물맞이 행사가 열리고, 여름이면 연꽃이 활짝 피어나서 후백제 시절의 전설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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