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땅베르열차 타고 메르 드 글라스에 가서 꼭 가는 얼음동굴, 필수일까?

샤모니 오시는 분들 일정표 보면 십중팔구 이 코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몽땅베르 산악열차 타고 올라가서, 케이블카로 한 번 더 내려간 다음, 계단 550개를 걸어 내려가서 만나는 얼음동굴. 후기들 보면 다들 “몽블랑 왔으면 필수 코스”라고 하시길래 저도 별 의심 없이 다녀왔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애매했습니다.
몽땅베르 열차

샤모니역에서 산악열차 타고 20분 정도 올라가면 몽땅베르역에 도착합니다. 여기까지는 진짜 만족스러운 일정인데요. 창밖으로 계속 그림 같은 알프스 능선이 이어지고, 도착하고 나서 보이는 메르 드 글라스(빙하) 전경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여기까지만 보고 내려가도 “왔다”는 느낌은 확실히 듭니다.
문제는 그 다음

얼음동굴은 몽땅베르역에서 바로 보이지 않습니다. 케이블카를 한 번 더 타고 내려간 뒤 550 계단을 내려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빙하가 계속 녹으면서 매년 접근 거리가 조금씩 더 길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문제는 이게 편도가 아니라는 거죠.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일단 메르 드 글라스 자체가 한라산급 고산지대라 평지 계단보다 체감이 확실히 높기 때문에 체력에 유의하셔야합니다.
얼음동굴은..?

이게 제일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인데요. 인공적으로 파낸 얼음 터널 안에 조명 켜두고 얼음 조각상 몇 개 세워둔 정도라, 기대했던 것만큼의 감동은 못느끼실 수 있습니다. 몽블랑 자체나 메르 드 글라스 전경은 자연이 만든 압도적인 스케일이지만, 얼음동굴은 그에 비하면 귀엽다 수준입니다. 또 사람 많을 땐 줄 서서 순서대로 들어가야 해서 여유롭게 감상하기도 애매하고요.

결론은

몽땅베르역까지 올라가서 빙하 전경 보는 것까지는 추천드리는데, 계단 내려가서 얼음동굴까지 보는 건 선택이어도 될 것 같아요. 특히 에귀디미디 케이블카까지 일정에 넣으신 분들이라면, 체력은 한정적이니까요.
얼음동굴보다 에귀디미디와 브레방 전망대에서 본 몽블랑 정상 풍경이 열 배는 더 기억에 남거든요. 시간과 체력이 넉넉하시면 다녀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몽블랑 패스 샀으니까 본전 뽑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무리해서 다녀오실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체력 좋으신 분들은 예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