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 과다 축적 경고! 대응을 위한 영양 보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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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분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다. 적혈구 생성, 에너지 대사, 면역 기능 유지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미량 영양소이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만 공급돼도 충분하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인들은 과도한 철분을 섭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육류 소비가 늘고, 영양 공급에 대한 우려로 각종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영양소에 과다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있듯, 철분의 과다 섭취 역시 마찬지다. 특히 뇌에 철분이 필요 이상으로 축적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철분의 불필요한 축적에 대응할 수 있는 ‘영양소 보충안’을 제시한다.

철분 과다, 왜 문제가 되나?

인간의 몸에서는 호흡이 이루어지면서 대사 부산물로 ‘과산화수소’가 생성될 수 있다. 면역계에서 백혈구가 병원체 제거를 위해 과산화수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과산화수소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이 과산화수소가 철분과 반응해 ‘하이드록실 라디칼(·OH)’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반응성이 매우 높은 자유 라디칼로서,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활성산소종(ROS)이다. 

한편, 철분은 우리 몸 속에서 산소와 결합할 때 산소 원자 2개 또는 3개씩과 결합한다. 이때 산화된 철분들 사이에 산소 원자를 주고받는 전환 과정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산소 원자들이 떨어져나와 산소 분자를 만들면서 ROS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은 산화 스트레스에 무척 예민하다. 게다가 신경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고,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신경세포가 그 역할을 대체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철분 과다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에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철분 축적이 늘어남에 따라 기억력과 주의력, 학습능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양의 축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뇌에서는 철분 농도가 정상치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과도한 철분이 뇌의 인지 기능, 운동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다. 이밖에 철분 자체가 뇌에서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혈관에 축적돼 혈액 공급에 지장을 줄 우려도 있다.

즉,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의 철분이 공급되면, 위와 같은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필요한 만큼의 철분만 존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철분의 체내 축적 원리

철분은 크게 헴 철분(Heme iron)과 비헴 철분(Non-heme iron) 두 종류로 나뉜다. 헴 철분은 육류 등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흡수율이 높다. 따라서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나 미오글로빈 등의 ‘저장 단백질’에 결합해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사용된다. 반면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비헴 철분은 흡수율이 낮아 저장 단백질과 잘 결합하지 않고 자유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을 비교할 때는 대부분 식물성 식품이 건강에 더 유익한 편이다. 하지만 철분에 한해서는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다. 헴 철분은 저장 단백질과 결합되는 비율이 높아 주로 ‘불활성 상태’로 체내에 머문다. 필요할 때만 활성화 상태가 돼 방출되므로 체내에서 철분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우려가 줄어든다.

반면 비헴 철분은 저장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아 자유로운 활성 상태로 존재하는 비율이 높다. 즉, 산화 반응과 그로 인한 세포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 비헴 철분도 역시 사용되지 않고 남으면 체내에 안전한 형태로 축적되지만, 이후에 다시 방출되는 과정이 복잡해 축적된 상태로 남는 경우가 많다.

인체는 잉여 철분을 배출하는 능력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철분 과잉 상태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철분을 의도적으로 덜 흡수하거나 불활성 저장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이미 축적돼버린 철분은 여전히 배출하기 어려우므로,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생긴다.

축적된 철분을 방어할 영양소들

철분의 과도한 축적을 예방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당연히 철분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필수 에너지원 섭취량 계산하기도 벅찬 마당에, 미량 영양소의 함량까지 일일이 계산하면서 먹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미국 켄터키 대학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유용하게 참고할 만하다. 켄터키 대학 연구팀은 일부 다른 영양소들을 함께 섭취했을 때, 3년에 걸친 장기적인 철분 축적량이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철 킬레이트(iron chelate)’ 영양소다. 이는 체내에서 철분과 결합해 그 가용성을 조절하는 물질들을 말한다.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불활성 상태로 바꿔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예방하는 원리다. 대표적인 철 킬레이트 영양소는 폴리페놀이 꼽힌다. 폴리페놀은 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화합물을 포괄하며, 항산화 물질의 대표 카테고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차, 와인 등에 포함된 타닌(Tannins)과 곡물류, 견과류, 씨앗류, 콩류에 포함된 피틴산(Phytic acid)이 꼽힌다. 이들 모두 철분과 우선적으로 결합해 안정화시킴으로써, 과산화수소 등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결합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다. 이들 역시 모두 항산화 물질로 꼽히는 영양소들이. 비타민 E는 산화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막을 보호하는 방어자 역할을 한다. 비타민 C는 비헴 철분의 흡수를 촉진하는 성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분과 결합해 불활성 상태로 바꾸는 역할도 한다. 자유로운 상태를 통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축적을 예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오메가 3와 같은 다중 불포화 지방산이다. 철분 축적을 직접적으로 방어하지는 못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이다. 특히 오메가 3의 경우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데 탁월함을 인정받은 영양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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