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증상, 많이 걸을수록 위험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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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스티야-라만차 대학의 연구팀에 따르면, 꾸준히 걷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루 1만 보 정도까지는 걸음 수가 많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다. 이 내용은 미국 의사협회의 오픈 액세스 저널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세계 인구의 5%, 점점 늘어나는 우울증

우울증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정신건강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그 자체로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다른 정신건강 질환으로 연결될 우려도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약 3억5천만 명 이상의 우울증 환자가 존재한다. 대략적인 세계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5%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약 91만 명이었고, 이후로 계속 증가해 2023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10대부터 20대, 30대에 이르는 젊은 세대들의 우울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몇 가지가 지목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또,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치료의 어려움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많이 걸을수록 우울증 위험 줄어

카스티야-라만차 대학 연구팀은 2020년 실시된 메타 리뷰를 검토해, ‘더 높은 수준의 신체 활동(Physical Activity, PA)이 우울증 발생에 대해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는 결론을 확인했다. 특히 걷기와 같은 가벼운 강도의 활동이 우울증 위험 감소에 적합하다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일일 걸음 수와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주제로 한 연구들을 대상으로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실시된 33개 연구를 선정했으며, 이들 연구에 참여한 성인들의 수는 도합 9만6천여 명이다.

여러 연구를 교차하여 검토한 결과, 연구팀은 하루 5천 보를 걷는 사람보다 6천 보를 걷는 사람들에게서 우울증 위험이 9% 낮게 나타났다는 점을 발견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7천 보를 걷는 사람들은 하루 5천 보 걷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에 7천5백 보 이상을 꾸준히 걷는 사람들의 경우, 그 이하를 걷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 유병률이 43% 더 낮게 나타났다. 이는 연령 및 성별에 무관하게 보편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1만 보 넘으면 두드러지는 효과 없어

단, ‘걷기의 다다익선’ 효과는 약 1만 보가 상한선이다. 연구팀이 검토한 논문들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하루 1만 보까지는 ‘많이 걸을수록 우수한 효과’가 나타났다. 일일 걸음 수 5천 보부터는 500걸음 또는 1,000걸음 단위로 더 나은 효과가 있음이 뚜렷하게 들었다.

한편, 연구팀은 걷기로 인한 우울증 완화 효과는 1만 보가 최대치라는 결론도 제시했다. 하루 1만 보 이상을 걸을 경우 여전히 정신건강 측면에 도움이 되지만, 1만 보를 걸을 때에 비해 뚜렷하게 두드러지지 않고 평준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걷기 한 가지에만 매진하지 않고 다른 운동을 병행하여 PA의 전체적인 품질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걷기로 유산소 효과를 얻는 것과 함께, 근력 운동을 비롯해 요가와 같은 유연성 운동, 태극권, 에어로빅 등이 그 좋은 예다.

연구팀은 “일일 걸음 수가 더 높은 것은 우울증 증상이 적게 나타나는 것과 분명한 관련이 있었다”라며, “성인 우울증 위험을 완화하는 데 있어, 일일 걸음 수의 잠재적 보호 역할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결론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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