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은 늘 적잖은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명확한 답변은 없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운동을 언제 하느냐보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느냐가 더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으로 인정받는 시간대가 있긴 하다. 바로 아침 공복 운동이다. 이른 시간에 식사를 하기 전 가볍게 운동을 하는 것은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 공복 운동이 체지방을 줄이는 메커니즘, 그리고 아침 공복 운동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유의해야 할 사항 등을 알아본다.
공복 상태, 저장된 지방을 끌어낸다
건강한 생활 패턴을 예로 들어보자. 전날 저녁식사를 오후 6~7시 사이에 가볍게 마치고 밤에 충분히 잠을 잤다. 대략 오전 6~7시 사이에 일어난다면 거의 12시간 정도 공복을 유지한 셈이다. 기상 직후에는 밤 사이 낮아진 혈당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소모한다. 만약 이때 30~40분 가량 운동을 하게 되면 급격하게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조달할까?
답은 축적된 체지방이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그 양이 한정적이다. 밤 사이 느려진 대사를 원 상태로 끌어올리고 나면 거의 고갈된다고 봐야 한다. 새로운 에너지원이 공급되기 전, 운동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제공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은 저장된 지방이 최선이다.
잠에서 깨어난 뒤 자연스럽게 대사율이 높아지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때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그 시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 운동 상태에 맞춰 심박수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대사율도 높아진다. 보다 빠른 시간 내에 높아진 대사율은 운동을 마친 후에도 유지되며 ‘애프터번’ 효과를 발생시킨다.
공복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공복 상태에서는 흔히 중저강도 수준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평소 운동을 어느 정도 하던 사람이라면 중강도,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고령자, 대사 건강상 신경 쓸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저강도 운동이 적합하다. 대략 30~40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아침 공복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복 상태의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먼저 고갈되고 나면 인슐린의 필요성이 감소한다. 게다가 이후로 신체는 지방을 소모해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 세포가 지방산을 방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인슐린은 혈당 조절 외에도 지방산 방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슐린 수치가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혈당 수치가 안정화되고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는다.
한편,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약간의 긴장 상태에 돌입하며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운동을 지속하는 동안 에너지를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또한, 운동을 위해 근육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성장 호르몬(GH) 분비를 촉진한다. 성장 호르몬은 지방 연소를 유도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아침 공복 운동 유의사항
아침 공복 운동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아침 시간대의 운동을 길게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에너지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므로, 자칫 너무 긴 운동은 피로도를 높여 하루 일과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 생활패턴에 따라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점에서 보면 고강도 운동이나 근력 운동 등으로 짧고 굵게 마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충분한 에너지를 소모량이나 애프터번 효과 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강도 높은 운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양의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해줘야 한다. 공급되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는 평소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일지라도 충분한 운동 수행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혹은 운동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피로감만 잔뜩 쌓일 우려도 있다.
또한, 근력 운동의 경우 정확한 자세를 중요시 하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집중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우므로, 운동 동작이 부정확해질 수 있다. 이는 부상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피로해진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도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침 공복 운동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 및 체력 수준을 고려해 평소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운동 강도가 너무 높을 경우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약간의 간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한 운동’임을 잊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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