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활용한 통증 완화, ‘템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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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맥길 대학 연구팀이 ‘개인의 신체 리듬에 맞는 음악’이 환자의 통증 수준을 낮춰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통증 연구 분야 학술지 「페인(Pain)」을 통해 발표했다. 신체 리듬에 맞게 음악의 ‘템포’를 조절함으로써 더욱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음악의 통증 완화 효과 비결은?

들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종류의 음악들이 있다. 이런 음악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통증 완화 목적으로도 사용해왔다. 이는 단순히 플라시보(위약)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음악을 듣는 동안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물질을 생성하며, 이를 통해 통증 감각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캐나다 맥길 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은 ‘모든 음악이 동일한 효과를 갖지는 않는다’, 그리고 ‘같은 음악에 모든 사람이 동일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라는 두 가지 전제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다양한 음악을 구성하는 요인 중 어떤 특정한 요인이 뇌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거라는 접근 방법이다. 그들이 목표로 삼은 것은 ‘템포(tempo)’, 즉 곡조의 빠르기였다.

보통 템포는 분당 박자 수로 측정한다. 흔히 BPM(Beats Per Minute)이라 말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분당 120박(120 BPM)’이라고 하면 1분에 120번의 비트를 발생시킨다는 뜻이다. 이는 보통 ‘중간 정도 빠르기’로 여겨지는 속도다.

음악의 템포와 개인의 템포

노래나 악기 연주는 기본적으로 BPM을 바탕에 깔아두기 때문에 템포가 두드러지지만, 사실 템포는 음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말하는 것, 춤추는 것, 일상에서 움직이는 것까지 모두 저마다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 맥길 대학 연구팀은 여기서 ‘저마다의 리듬’에 주목했다.

심리학에서 ‘자발적 생산 속도(Spontaneous Production Rate, SPR)’라 알려진 이 개념은 어떤 인간이 특정 행동이나 반응을 할 때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속도를 의미한다. 말하는 속도, 움직이는 속도, 생각하는 속도,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 속도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이 SPR이 그 사람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보았다.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템포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선호하는 템포일 것이며, 자연스럽게 그와 유사한 템포의 음악을 들을 때 더 매력을 느낄 거라는 분석이다.

개인 템포에 맞는 음악이 효과적?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60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일부는 음악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며, 나머지는 일반인이었다. 가장 먼저 연구팀은 참가자들 개인의 SPR을 측정했다. 잘 알려진 동요를 듣도록 하고, 그에 맞춰 터치 감지 패드를 두드리도록 함으로써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템포를 측정했다. 

전체적인 실험 방법은 단순했다. 참가자들로 하여금 일정한 수준의 통증을 경험하도록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듣지 않도록 했다. 음악을 듣는 그룹은 개인의 생성한 SPR과 일치하는 템포의 음악, 그보다 15% 더 느리거나 15% 빠르게 조정한 음악을 듣는 그룹으로 세분화했다. 

각 참가자는 약 10초씩 열 통증을 느끼도록 한 다음, 그 사이에 간격을 두고 다시 통증을 느끼도록 하는 식으로 총 12개의 세션을 진행했다. 전체 실험에 걸린 시간은 약 30분이었다. 이 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음악을 듣거나 듣지 않으며 통증을 경험했으며, 실험이 끝난 뒤 통증을 느낀 정도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도록 했다.

음악 치료, 개인에게 맞는 템포로 해야

응답을 취합해 살펴본 결과, 어떤 종류든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음악을 듣지 않은 사람에 비해 통증을 덜 느끼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템포(SPR)’와 일치하는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가장 통증을 덜 느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자신들이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언급하면서도, 이것이 자가설문 형식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팀은 뇌파 측정을 통해 신경 활동을 직접 살펴보고, 그 과정이 음악의 템포와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해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더 나아가 만성 통증이나 의료 시술로 인한 통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내용의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방식으로 가설이 검증된다면, 현재의 음악 치료를 SRP에 기반한 ‘개인맞춤형’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근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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