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정책에도…3월말 ‘주총 쏠림’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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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계획 밝힌 코스피 상장사 69.3%, 3월 넷째주 몰려

26일에만 174개사 집중 …슈퍼위크 현상, 여전히 반복

ⓒ게티이미지뱅크

올해에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3월 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 10곳 중 7곳의 주주총회가 이달 말 몰리자 ‘주총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807개사 중 올해 주주총회 개최 계획을 밝힌 곳은 414개사다. 이 중 69.3%(287개사)는 3월 넷째주에 주총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의 68.4%가 3월 마지막주에 주총을 연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나아가 지난달 주총을 연 곳이 2개사인 점, 4월 주총을 계획한 곳이 제로(0)인 점 등을 고려하면 3월 말 쏠림 현상이 보다 부각된다.

특히 오는 26일에는 LG·카카오·KB금융 등을 포함한 174개사의 주총이 집중됐다. 25일에도 하나금융지주·HD현대마린솔루션 등 71개사가 주총을 앞두고 있다. 기업들의 ‘주총 쏠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 셈이다.

상장협은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주총 분산 자율 준수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상장사의 정기주총 개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해당 일을 제외한 날에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유도해왔다.

주총 분산 자율 준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시 벌점 1점을 감경하고, 공시 우수법인 선정 시에는 가점(60점 중 5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공시 우수법인으로 지정되면 상장 수수료 1년 감면,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유예(3년 내 1회) 등의 혜택이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시행 이후 상장협이 예고한 집중 예상일을 피해 주총을 여는 기업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이 3월 마지막 주에 주총을 여는, 이른바 ‘슈퍼 위크’가 반복되고 있다.

코스피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중 3월 마지막 주에 주총을 개최한 비율은 지난 2022년 47.0%에서 2023년 55.5%, 지난해 68.4%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소액주주 권리 향상을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주총 분산 개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실정이다.

상장협 관계자는 “특정일에 대한 집중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특정 주차에 주총 개최일이 집중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상법 개정으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주총 일주일 전까지 공시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3월 초~중순에 주총을 진행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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