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데미 무어 제친 마이키 매디슨, 오스카 신데렐라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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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이키 매디슨. 사진출처=아노라필름(anorafilm) 공식 SNS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이키 매디슨. 사진출처=아노라필름(anorafilm) 공식 SNS

영화에서 좌절된 신데렐라의 꿈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힌 데미 무어를 제치고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마이키 매디슨이 오스카의 신데렐라에 등극했다. 마이키 매디슨이 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에 호명됐다. 매디슨은 올해 시상식 최대 이변의 주인공에 등극했다.

숀 베이커 감독이 연출한 ‘아노라’는 미국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마이키 매디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아노라는 자신이 스트리퍼로 일하는 클럽을 찾은 러시아의 재벌 2세 이반(마크 아이델슈테인)과 충동적으로 결혼하지만, 아들의 혼인을 무효로 만들려는 이반의 부모에 의해서 찰나의 환상이 무참히 깨지게 된다.

지난해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아노라’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으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러시아 갑부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스트리퍼 역할을 맡은 매디슨이 유력 수상 후보로 꼽히던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와 ‘에밀리아 페레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위키드’ 신시아 에리보 등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데미 무어는 ‘서브스턴스’에서 대중의 관심과 젊음에 집착하는 중년 여배우 엘리자베스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만큼 아카데미상 역시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무어가 아닌 메디슨의 이름이 호명됐다.

매디슨은 1999년생으로, 만25세의 나이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무엇보다 20대 여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13년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렌스 이후 12년 만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3년 단편영화로 데뷔한 매디슨은 2019년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베이커 감독은 이날 시상자로 나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향해 “만약 당신이 매디슨을 캐스팅하지 않았다면 ‘아노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노라’로 처음 타이틀롤을 맡은 매디슨은 이 작품을 인생의 단 한 번뿐인 기회로 여기며 촬영에 임했다. 신데렐라를 꿈꾸는 스트리퍼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과감하고 강렬한 연기로 펼쳤고, 영화 공개 이후 매디슨은 아노라를 통해 성 노동자가 겪는 냉혹한 현실과 애환을 통통 튀는 연기로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았다.

‘아노라’의 한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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